[CEO 취임 20년]경영·역사·문화 등 다독하는 경영자…'님' 호칭 도입, 수평적 조직문화 심는데 주력

아모레퍼시픽그룹을 20년간 이끌어 온 서경배 회장(사진·54)은 소문난 '독서광'이다. 대학시절 "평생 1000권을 읽겠다"는 목표를 세운 뒤 역사·문화·경영·종교·철학 등 다양한 분야 책을 다독한다. 그의 책장과 책상에는 각종 서적이 가득하고, 직원과 지인들에게 맞춤형으로 책을 선물한다. 책을 눈으로 읽는데서 끝내지 않는다. 책 내용을 한쪽에 요약 정리하고 즉시 실천해야 할 것들을 분리한다. 서 회장은 "책 속에는 기업경영은 물론 인생, 철학, 자기계발 등 모든 답이 있다"며 "주변 사람과 책을 함께 읽고 나눠 읽으면 그만큼 가치가 커진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당장 눈앞의 이익보다 공공의 가치를 우선하는 그의 신념은 연구소, 사옥을 건립할 때도 반영된다. 경기 용인 기흥에 연구소를 지을 때는 제품을 개발하는 연구원들에게 보다 쾌적하고 소통가능한 공간을 제공하려고 무려 5년에 걸쳐 준비했다. 직접 포르투갈로 건너가 건축가 알바로 시자와 만나 토론까지 벌였다.

올 연말 완공예정인 서울 용산 사옥도 마찬가지다. 최고 30층까지 지을 수 있는 비싼 서울 도심 땅에 용적률을 꽉 채우지 않고 지상 22층까지만 건물을 올린다. 직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건물 높이보다 도시 미관과 조화, 바람길 등을 고려한 선택이다. 서 회장은 "용산 사옥은 과시용이 아니다"라며 "임직원은 물론 공공에도 좋은 공간으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지난해 9월에는 사재 3000억원을 출연해 '서경배 과학재단'을 설립했다. 화장품 사업과 무관하게 순수 생명과학 분야에서 연구하는 신진 과학자를 지원하는 공익재단이다. 서 회장은 "국가 경쟁력과 인류의 삶에 필요한 기술 토대가 순수과학이라는 오랜 신념을 갖고 있다"며 "재단에서 지원한 한국인 과학자가 노벨상을 받는다면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CEO(최고경영자)로 취임한 이후에는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심는데 주력해왔다. 2002년 회사 내부의 직급 호칭을 폐지하고 회장부터 신입사원까지 '님'으로 통일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2006년에는 프랑스 조직문화 컨설팅 업체에 의뢰해 아모레퍼시픽 역사와 전통 등을 진단, 수평적인 기업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다양한 해결책을 찾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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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직장을 만들기 위해 모든 사업장에 최고 수준의 어린이집을 설치해 운영한다. 임산부 직원에게는 전용의자와 발받침대, 전자파차단담요 등 일명 '임산부 3종세트'를 나눠주는 등 쾌적한 근무환경을 조성하는데도 각별히 신경쓴다.
▶서경배 회장 프로필
△1963년 서울 출생 △1985년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1987년 미국 코넬대 경영대학원 졸업 △1987년 태평양 입사 △1997년 태평양 대표이사 사장 △2003년~ 대한화장품협회 회장 △2006년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 사장 △2013년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2016년 서경배과학재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