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결정 유연' 해외시장이 살린 K푸드…내수는 '원가의 늪'

'가격결정 유연' 해외시장이 살린 K푸드…내수는 '원가의 늪'

이병권 기자
2026.07.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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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식품사 2분기 영업이익 증감률 전망치/그래픽=최헌정
주요 식품사 2분기 영업이익 증감률 전망치/그래픽=최헌정

해외 사업 경쟁력이 식품업계의 2분기 실적 희비를 갈랐다. K푸드 수출 호조를 발판으로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호실적을 거둔 반면 내수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소비 침체와 원가 부담이 겹치며 수익성 방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양식품(1,162,000원 ▲43,000 +3.84%)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46.4% 증가한 1758억원으로 전망된다. 농심(341,000원 ▲5,500 +1.64%)은 21.6% 늘어난 488억원, 오리온(136,700원 ▲4,800 +3.64%)은 13.3% 증가한 1376억원, 롯데웰푸드(96,100원 ▲800 +0.84%)는 29.7% 증가한 44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자릿수 성장률의 공통분모는 해외 시장이다. 삼양식품은 미국·중국·유럽을 중심으로 불닭 브랜드 판매가 꾸준히 늘면서 해외 매출 비중이 80%를 넘어섰다. 농심도 신라면을 앞세워 북미와 중국·일본 등 주요 시장에서 성장했고 2030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60%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오리온은 중국과 러시아 법인 성장세가 이어졌고 롯데웰푸드는 인도 사업 확대 효과가 반영됐다.

국내와 해외의 가격 결정권 차이도 실적 격차를 키웠다. 국내에서는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와 소비 위축으로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쉽지 않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가격 조정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여기에 수출시 고환율 효과도 더해졌다.

반면 종합식품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CJ제일제당(187,800원 ▲2,700 +1.46%)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21.3% 감소한 2778억원으로 예상된다. 대상(17,340원 ▲490 +2.91%)도 영업이익이 2.9% 줄어든 396억원, 동원산업(33,050원 ▲900 +2.8%)은 4.8% 감소한 1273억원으로 추정된다.

종합식품업체들은 사업이 다양한 만큼 원가 부담이 컸다. 라면이나 과자처럼 특정 제품의 해외 흥행만으로 실적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데다 가공식품과 소재, B2B(기업간거래) 사업 등을 함께 영위해 원재료 가격과 물류비, 내수 소비 둔화 영향을 동시에 받는다.

실제 CJ제일제당은 바이오 사업 부진이 수익성을 끌어내렸고 대상은 조미료와 소재, 가공식품 전반에서 원가 부담이 이어졌다. 동원산업도 수산과 소재 사업 등을 함께 영위하다 보니 원가 상승 영향을 피하기 어려웠다.

부진한 실적에 종합식품기업들도 해외시장 공략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모습이다. CJ제일제당은 이날 사업부문을 재편하면서 라이프스타일식품사업부문을 만들었다. '비비고' 브랜드를 필두로 만두·치킨·소스·김치 등 글로벌 전략제품(GSP) 육성에 집중한다.

대상도 인도네시아와 베트남·태국 등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김과 김치, 간편식 사업을 확대하며 2030년까지 동남아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현지 생산 공장을 짓고 제품을 현지화해가며 글로벌 식품 박람회 참가도 늘리고 있다.

내수 비중이 큰 음료·주류업계도 사정이 좋지 않다. 롯데칠성(98,600원 ▼100 -0.1%)음료와 하이트진로(14,550원 ▲190 +1.32%)는 2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0.3%, 6.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장재 원가와 물류비 부담이 커졌지만 가격 인상을 미루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최근 롯데칠성음료가 2년 만에 가격을 인상한 것도 누적된 원가 부담이 결국 한계에 달하면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가격을 올리기 어려운 환경이 이어지는 반면 해외에서는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가격을 조정할 여지가 있다"며 "내수가 좋지 않으니 비용을 줄이고 원가 부담을 관리하는 방법 외에는 뚜렷한 돌파구가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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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권 기자

머니투데이 금융부를 거쳐 지금은 산업2부를 출입하고 있습니다. 우리 생활과 가까운 기업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제보는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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