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부동산] 84㎡ 아파트 4월9.3억→11.5억 '신흥부촌' 변신중

“레미콘 차량이 지나갈 때 땅이 흔들리면 아이들이 무서워해요. 레미콘공장으로 불편을 오래 겪었어요. 한시라도 빨리 공장이 옮겨갔으면 좋겠어요.”
서울숲 주변인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40여년간 거주한 주민 A씨(63)는 삼표 레미콘공장과 일대를 분주히 오가는 레미콘 차량을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A씨는 “울퉁불퉁한 도로를 레미콘 차량이 달리면 마치 지진이 난 것처럼 진동이 심하다”며 “레미콘공장의 철수는 지역의 호재이자 주민들의 숙원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 10일 면적 2만7828㎡ 규모의 공장부지를 2022년까지 공원화하는 방안과 관련해 현대제철·삼표산업·성동구청과 잠정합의했다고 밝혔다.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 강학서 현대제철 사장, 홍성원 삼표산업 사장 등의 참석이 예정된 협약식은 공장부지 이전과 관련한 추가 조율이 필요하다는 삼표산업의 입장에 따라 연기됐다. 해당 부지의 80%는 현대제철이 소유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시 공유지다. 삼표산업이 부지를 임차해 공장을 운영 중이다.

서울시는 공장을 옮긴다는 큰 틀의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에 이전도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삼표 레미콘공장은 1977년 운영을 시작했고 서울의 개발시대를 이끈 주요 시설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소음과 교통체증, 미세먼지 등에 따른 주민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8만명 넘는 주민이 부지 이전을 위한 서명에 참여했을 정도다.
서울시는 서울숲과 이어지는 공원을 삼표 레미콘공장 부지에 조성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공원 세부계획을 수립, 발표할 계획이다. 대체부지 마련 등으로 삼표 레미콘공장 이전이 순항하면 상승세인 성수동 부동산시장에 초대형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14일 성수동의 공인중개소들에 따르면 삼표 레미콘공장 이전 발표 다음날인 지난 11일 서울숲 주변 성수전략정비구역(재개발구역) 내 빌라 대지지분 28.05㎡가 8억500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3.3㎡당 1억원 수준인데 지난 4월 대비 2000만~3000만원 급등한 것이다. 대지지분은 공동주택 전체의 대지면적을 소유자 수로 나눈 것인데 정비사업에서 재산가치 평가의 기준이 된다.
성수전략정비구역에 위치한 강변 동양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4월 9억3000만원에 팔렸지만 현재 이같은 금액으로는 매수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개소들에 따르면 최근 동양아파트 84㎡를 10억2000만원에 매물로 내놓은 소유자가 마음을 바꿔 매매를 취소했다. 일부 매물은 호가가 11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강북에서 전용 84㎡ 아파트에 10억원 넘는 값을 부르는 것은 이례적이다.

성수동 소재 중개소 대표는 “삼표 레미콘공장 이전이 순항하고 주거여건이 극적으로 개선되면 일대 시세도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숲 주변인 성수전략정비구역 일대는 4개 지구로 나뉘며 전체 부지 면적은 53만399㎡ 규모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주거지역에서 초고층 아파트 건립이 가능한 특이한 입지다. 이곳은 2014년 박원순 서울시장이 발표한 ‘서울2030플랜’(서울도시기본계획)이 규정한 35층의 최고 층수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이는 오세훈 서울시장 재임시기에 ‘한강르네상스’ 정책에 따라 이곳을 최고 50층 재개발이 가능한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고시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현재 성수동은 서울 전역에서 유일한 전략정비구역이다. 서울시는 당시 성수동을 비롯해 이촌·여의도·합정·압구정동 5개 지역을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했지만 나머지는 모두 해제했다.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가 조합설립인가를 위한 구 심의를 신청했고 4지구는 조합설립인가를 거쳐 건축 심의를 신청한 상태다. 성동구는 4지구 조합이 마련한 최고 48층 재개발안에 대해 서울시에 다음달 건축심의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대 단독 및 공동주택 등을 철거하고 1540가구 규모의 아파트(임대 262가구 포함)를 신축하는 안건이다.
성수동 주변에는 초고층 주상복합도 몇 년 새 잇따라 들어서면서 강북의 신흥 부촌을 형성하고 있다. 2008년 들어선 ‘갤러리아포레’(최고 45층)에 이어 올해 ‘트리마제’(최고 47층)가 입주했고 이달말 ‘아크로 포레스트’(최고 49층)가 분양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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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성수동 시장 진입에는 고려할 사안이 있다. 성수동은 학군이 뛰어난 입지는 아니다. 자녀의 학군을 주거지역 선택의 중요 판단기준으로 삼는 수요자들의 경우 부족함을 느낄 수 있는 입지다. 일각에서는 공장 대체지 마련과 서울시의 보상문제 등을 둘러싸고 레미콘공장 이전이 난항을 빚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삼표 레미콘공장은 서울숲의 주변 조망을 가로막는 부정적 역할을 했다”면서 “이전은 지역에 호재가 되지만 현재도 집값이 상당히 급등한 곳이기 때문에 추가 상승탄력을 얼마나 받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