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종업종 '똘똘' 뭉쳤더니 위상·수익 '쑥쑥'

동종업종 '똘똘' 뭉쳤더니 위상·수익 '쑥쑥'

지영호 기자
2017.07.27 04:30

[착한 프랜차이즈가 뜬다]②협동조합형 주목…경영능력·의지 필요

“대기업이 들어오면서 자부심도 없고 존경받지도 못하는 제빵업계를 보면서 뭔가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봉수 까레몽협동조합 이사장은 10년 전 대기업 프랜차이즈 제과점이 늘어나면서 동네 빵집이 문을 닫기 시작하자 인천지역을 기반으로 골목상권의 빵집 협동조합을 결성했다.

서울 강남역 뉴욕제과에서 책임자로 지내는 등 43년 제빵경력을 기반으로 지역 내 입소문난 빵집을 운영하지만 속속 동료들이 떠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동네 빵집은 뭉쳐야 산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었다.

김 이사장은 “1990년까지 전국 1만8000개에 이르던 골목 빵집이 지금은 5000개 남짓으로 줄어들었다”며 “제빵기술에 대한 자부심은 사라지고 오직 돈이 지배하는 시장으로 변질된 것이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까레몽협동조합은 최근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지난 6월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진행하는 ‘이익공유형 프랜차이즈’ 사업에 선정되면서다. 본사의 눈치를 살필 필요 없이 가지고 있는 비용으로 창업하고 서로 이익을 나누는 실험이다.

우선 창업비용 부담을 낮추기로 했다. 까레몽 브랜드로 지역 빵집을 운영하려는 사업주가 조합에 내는 돈은 500만원 정도가 전부다. 조합비 250만원과 제빵기술 전수를 위한 교육비 250만원이다. 조합에서 탈퇴하면 조합비는 돌려받는다.

이외에는 자율이다. 가맹비도 없고 컨설팅비도 없다. 인테리어, 설비, 간판, 의자·탁자 등은 모두 선택사항이다. 중고 제품을 직접 구매해도 관계없다. 의무 구매물품도 없다. 고객의 입맛에 맞는 식재료를 추천하지만 선택은 조합원 몫이다.

김 이사장은 “퇴직금을 걸고 시작한 프랜차이즈 가맹점 80%가 3년 안에 망한다”며 “이런 창업환경을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에 이익을 서로 나누는 프랜차이즈를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협동조합을 결성해 이익을 공유하는 이른바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는 까레몽 외에도 많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7월까지 이익공유형 프랜차이즈사업에 선정된 12곳 중 협동조합 형태의 프랜차이즈는 6곳이다.

업종도 다양하다. 20년 역사의 감자탕 프랜차이즈 일호협동조합, 공예품 교육훈련업체 파랑새협동조합, 바둑교육 전문업체 바둑교육전문화협동조합, 대구지역을 기반으로 한 세탁전문 프랜차이즈 하이크리닝협동조합 등이 이익공유 모델을 개발 중이다.

이중에는 로봇설계·제작·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협동조합도 있다. 2015년말 결성된 한국로봇과학교육협동조합은 대형마트에 입점한 로봇교실 사업주 등 7명이 중심이 돼 만들어졌다. 로봇을 개발하는 벤처사업가부터 해외 우수 로봇을 국내에 유통하는 무역업자까지 조합원 구성이 다양하다. 상품화된 로봇이 아니라 부품을 들여와 조립하고 프로그래밍하는 로봇이 주요 대상이다 보니 방과후학교에서 인기가 높다.

결성 2년도 안된 걸음마 단계지만 개인사업자로 흩어져 있을 때보다 지위가 높아졌다. 공신력이 쌓이면서 규모가 큰 계약에 입찰자격 제한이 풀리고 학교나 사회단체에서 교육요청도 늘어났다. 협동조합은 이익공유형 프랜차이즈사업을 통해 지역 로봇교육기관을 육성, 브랜드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렇다고 협동조합 운영에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세창 이사장은 “주변을 보면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추진해야 할 일을 조합원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면서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더러 있다”며 “조합원이 자발적으로 나서지 않는 조합은 운영상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가 불공정한 거래관계 등 프랜차이즈 폐단을 해결하는 만능열쇠로 인식돼선 안된다고 지적한다. 이익을 공유하는 긍정적인 측면만 부각돼 협동조합 전체 운영에 대한 의지 없이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경우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송인창 HBM협동조합경영연구소장은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는 쉽게 말해 본사와 가맹점주 모두 경영에 참여하는 집단경영체제”라며 “돈만 있고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조합원이 많을수록, 조합원이 가맹점 운영에만 몰입할수록 앙금 없는 찐빵이 될 공산이 크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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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산업2부장

'두려울수록 맞서라' 처음 다짐을 잊지 않는 기자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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