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또…" 34살 전자레인지가 아직도 '쌩쌩'

"LG가 또…" 34살 전자레인지가 아직도 '쌩쌩'

심재현 기자
2017.08.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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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생산 당시 소비자가격 20만원 넘어… 60세 박연서씨 기증으로 창원R&D센터 전시 예정

LG전자가 기증받은 1983년 생산 국내 최초 복합 오븐 전자레인지(모델명: ER-610HB).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가 기증받은 1983년 생산 국내 최초 복합 오븐 전자레인지(모델명: ER-610HB). /사진제공=LG전자

"34년 전에 산 금성사 전자레인지가 집에 있는데 고장난 데 없이 잘 돼요."

지난달 말 LG전자 고객센터로 문의전화가 한통 걸려왔다.LG전자(214,500원 ▲5,500 +2.63%)가 금성사 시절이었던 1983년 생산한 국내 최초의 복합 오븐 전자레인지에 대한 제보였다.

가전사업부 엔지니어들이 약속을 잡고 제보자 박연서씨(60)의 서울 은평구 자택을 찾은 건 이달 중순. 기증받은 전자레인지는 금성사가 1983년 첫 생산한 모델(ER-610HB)이 맞았다. 2002년 LG전자가 선보인 'LG 디오스 광파오븐'의 모태가 된 제품이다.

출시 당시 소비자가격은 20만원이 넘었다. 1980년대 초반 직장인 월급과 맞먹는 고가였다.

단순 비교는 안되지만 당시 대치동 청실아파트 31평형(현재 전용 94㎡에 해당, 대치동 래미안 대치팰리스)의 매매 시세가 4000만원 안팎이었다. 전자레인지 200대면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었다는 얘기다. 현재 해당 아파트의 시세는 20억원 가량 된다.

30년 넘게 사용하다 보니 외관이 다소 낡았지만 전면부 상단의 '굿라이프'(GL)나 하단의 '골드스타 오븐레인지 ER-610HB' 등 제품 문구가 아직도 또렷하다. 전원 버튼과 온도조절 타이머 부분의 표시 각인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시간, 온도, 세기를 조절할 수 있어 기본 기능인 데우기 외에 빵을 굽거나 구이 요리를 하는 게 여전히 문제 없다. 현장을 방문한 엔지니어들도 외관 보관 상태나 기능 면에서 34년 세월이 무색할 정도여서 적잖게 놀랐다고 한다.

박씨는 이 제품이 결혼한 뒤 처음 구입해 두 아이를 키우며 사용한 것이라 애틋함이 남다르다고 했다.

"이걸로 두 아이들 분유, 이유식을 데우고 간식으로 빵이랑 쿠키도 만들어줬어요. 고장이 나야 바꾸는데…. 요즘엔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것 같아서 추억이 깃든 물건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전하고도 싶었고요."

LG전자는 준공을 앞둔 창원R&D(연구·개발)센터에 기증받은 전자레인지를 전시할 예정이다. 박씨에겐 감사의 뜻으로 구이·발효·튀김 등 9가지 요리 기능을 탑재한 최신형 디오스 광파오븐을 전달했다.

박영일 LG전자 H&A사업본부 키친어플라이언스사업부장(부사장)은 "수십년 이어온 고객 사랑에 부응할 수 있도록 보다 튼튼하면서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계속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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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DC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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