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 아파트가 최고 75층·약 3400가구 규모의 초고층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강남권 핵심 정비사업지로 떠오르고 있다.
낮은 용적률과 대규모 부지, 교통·환경·개발 호재가 결합된 '트리플 프리미엄'을 갖춘 만큼 사업이 본격화되면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업 방식과 이익 배분을 둘러싼 내부 이견은 향후 사업 속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조성된 아시아선수촌 아파트는 1986년 준공된 1356가구 대단지로 1980년대 중후반 올림픽 선수와 관계자 숙소, 그리고 배후 주거단지로 계획적으로 조성됐다. 당시 기준으로는 대규모 단지와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춘 선진형 아파트로 평가받았으며 한강 남단 도시 확장의 성공 사례로 자리 잡았다. 강남 부촌의 상징인 압구정 현대 부럽지 않은 단지라는 평가도 많다. 최근 들어 초고층 재건축 후보지로 부상하며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아시아선수촌 아파트는 전용 99~178㎡의 중대형 평형과 넓은 대지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용적률이 약 152% 수준으로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 중에서도 사업성이 뛰어난 축에 속한다. 정비계획상 목표 용적률은 340% 이상으로 설정돼 있어 추가 공급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기존 단지를 철거하고 초고층 주거타운으로 탈바꿈할 경우 약 340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재편될 전망이다. 특히 대지 면적이 넓고 단지 배치 여유가 커 초고층 설계가 가능한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최근 정비계획 입안 제안이 완료되면서 사업은 초기 단계를 넘어 기틀을 잡아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압구정, 여의도, 성수 등과 함께 서울 핵심 '대어급 재건축'으로 분류하고 있다. 연내 정비구역 지정을 목표로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자문을 병행하며 인허가 절차 속도를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입지 경쟁력 역시 뚜렷하다. 단지는 지하철 2호선과 9호선이 교차하는 종합운동장역을 도보권에 두고 있는 더블 역세권이다. 강남, 잠실, 여의도 등 주요 업무지구 접근성이 우수해 실수요와 투자 수요를 동시에 끌어들일 수 있는 구조다.
여기에 잠실 스포츠·MICE 복합개발 사업이 진행되면서 미래 가치도 높게 평가된다. 코엑스와 잠실을 연결하는 국제 업무·전시·컨벤션 벨트가 형성될 경우 일대 주거 수요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주거 환경 측면에서도 탄천과 한강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입지적 강점이 있다. 재건축 이후 고층화가 현실화되면 한강 조망권 프리미엄이 본격적으로 가격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학군 역시 핵심 경쟁력이다. 잠실 일대는 전통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학군으로 분류되며 초·중·고 교육 인프라가 밀집해 있다. 특히 대단지 재건축 이후 학군 수요가 재유입될 경우 지역 가치 상승 효과가 추가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생활 인프라도 이미 완성형에 가깝다. 롯데월드타워, 대형 쇼핑시설, 병원, 공원 등이 인접해 있어 별도의 인프라 확충 없이도 높은 주거 편의성을 유지할 수 있다. 이는 초기 분양 경쟁력뿐 아니라 장기적인 자산 가치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최근 잠실 일대 아파트 가격은 상승 흐름을 유지하면서도 변동성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급매물 소진 이후 실수요 중심 거래가 이어지며 가격은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모습이다.
아시아선수촌 아파트 전용 99㎡는 지난 6월 44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 같은 면적이 34억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약 1년 사이 10억원이 넘게 뛴 것이다. 특히 지난해 초에는 30억대 초반에 거래된 물건도 있어 최근 단기간에 빠르게 가격이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
대형 평형에 속하는 전용 134㎡는 지난 4월 54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찍었다. 대형 평형 특성상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았지만 직전 거래인 같은 면적의 지난해 4월의 매매가는 47억원이었다. 이 역시 1년만에 7억5000만원이 올랐다.
가장 큰 평형대인 전용 151㎡는 지난 3월 60억원에 최고가 거래됐다. 이후 같은 면적이 50억대 중후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아시아선수촌 아파트의 경우 아직 사업 추진 단계가 상당히 남아 있는 만큼 주요 인허가 과정에서 사업 진행 속도와 설계 방향에 따라 가격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
다만 강남권 전반의 상승률이 과거 대비 둔화된 점은 변수다. 금리, 정책, 대출 규제 등 외부 요인이 여전히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단기적인 가격 급등보다는 완만한 상승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업의 최대 변수는 내부 갈등이다. 현재 단지 내에서는 1:1 재건축을 통해 환급금을 극대화하자는 의견과 용적률을 최대한 활용해 초고층 대단지로 개발하자는 통합추진위원회 측 입장이 맞서고 있다.
사업 방향을 두고 최고 75층에 용적률 340%안을 제시한 '통합재건축준비위원회'와 최고 65층에 용적률 250~275%안을 주장하는 '올바른재건축준비위원회'로 쪼개져 있다.
1:1 재건축은 조합원 부담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사업 진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일반분양 물량이 줄어 사업 규모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 서울시가 심의과정에서 임대아파트를 최소화하는 방식의 1대1 재건축을 허용하지 않고 있어 비현실적인 재건축 추진안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초고층 개발은 사업성과 도시 상징성을 높일 수 있지만 추가 분담금 증가와 사업 리스크 확대 가능성이 따른다. 이는 사업 지연으로도 연결되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이 같은 방향성 차이는 향후 정비계획 확정과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핵심 쟁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대형 건설사들은 일찌감치 수주전 준비에 나서는 분위기다. 정비업계 안팎에서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DL이앤씨 등이 잠실권 핵심 단지로 꼽히는 아시아선수촌의 재건축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서는 아시아선수촌 재건축이 완료될 경우 잠실 일대 스카이라인을 재편하는 핵심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MICE 개발, 교통망 확충, 한강변 개발과 맞물려 동남권 핵심 주거벨트의 중심축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사업 속도는 내부 합의 여부에 달려 있다. 재건축 방식과 규모에 대한 이견이 장기화될 경우 일정 지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방향성이 조기에 정리될 경우 강남권 주요 정비사업 중에서도 속도감 있는 사업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아시아선수촌은 '입지와 사업성'이라는 확실한 강점을 기반으로 내부 갈등이라는 변수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미래 가치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