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시장 불황으로 유능한 학생들이 반도체 학과에 모이기 시작했지만 고급 인재로 키울 시스템이 마땅치 않습니다. 학부생들이 대학원에 진학해 심화된 교육을 받도록 유도하는 인센티브 제공이 시급합니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29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하기 위해서는 고급 인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학부생들이 대학원에 진학해 보다 전문화된 교육을 받도록하는 동기 요인이 제공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국내 반도체 산업이 고급 인재를 확보할 토대는 마련됐다고 진단했다. 취업시장 문이 좁아지면서 입학성적이 높은 학생들이 반도체 관련 학과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국내 기업들이 파운드리 사업과 메모리반도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면서 "이들 기업의 채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반도체 관련 학부의 인기세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부에 몰리는 인재들을 고급 인력으로 키워낼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것이 박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반도체 회사에서 연구를 주도하는 것은 석·박사 인력"이라면서도 학부생들이 대학원 진학을 두고 딜레마를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 전했다.
이어 "졸업을 앞둔 제자들을 보면 '대학원에 진학해 4년 정도 더 공부하느냐'와 '곧장 취업시장에 뛰어드는 것' 사이에서 딜레마를 겪는다"면서 "대학원에 진학한다고 해서 본인의 가치가 높아진다거나 취업이 보장된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 덧붙였다. 대학원 진학을 두고 전공을 바꾸거나 중간에 이탈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박 교수는 "시스템 자체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취업 연계 시스템을 확대하는 등 학부생들의 대학원을 유도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올해부터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각각 연계해 신입생을 받기 시작한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와 고려대 반도체공학과에서도 대학원으로 교육을 이어나가기 위한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