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된 '로켓·샛별'...유통 판 바뀌었는데 규제는 제자리

김은령 기자
2022.05.07 09:00

[MT리포트]문재인정부 5년, J노믹스의 명암⑬ 유통

[편집자주] 문재인정부는 경제적으로 성공했을까, 실패했을까. 하나의 정권을 오롯이 성공 또는 실패라는 한 마디로 재단하기에 5년은 너무 길다. 가치를 배제한 채 객관적 사실만 놓고 문재인정부 경제정책의 성패를 따져보자.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2022.05.03.

문재인정부 5년간 유통업계는 아예 판이 바뀌었다. 쿠팡을 비롯해 온라인 커머스가 오프라인 커머스 규모를 육박할 정도로 커진 반면 오프라인 유통의 상징인 대형마트는 점포폐쇄 등 가파른 내리막세를 보였다. 이 때문에 10년 전 만들어진 낡은 규제의 취지가 희석됐고 새로운 유통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정치 논리 등으로 최소한의 논의조차 멈춰 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의 매장은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2017년 이후 5년간 25개가 줄었다. 롯데마트는 3년 연속 적자를 내며 11개 부실점포의 문을 닫고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마트, 홈플러스도 각각 7개 점포를 줄였다. 매장이 사라지면서 고용도 줄었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의 지난 3월말 국민연금 가입자는 5만8767명으로 2017년말 6만7800명보다 9000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온라인 전문 유통업체는 쑥쑥 성장했다. 쿠팡의 매출은 2017년말 2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20조8000억원으로 10배 뛰었다. 고용도 1만명(국민연금 가입자 수)에서 6만명으로 증가했다. 가격검색에서 시작해 온라인 쇼핑시장으로 넘어온 네이버 역시 규제 사각지대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구가하며 압도적인 거래액 1위 커머스 기업이 됐다.

물류 인프라의 발전과 편의성을 요구하는 소비자의 수요가 맞물리면서 온라인 쇼핑이 확대된 건 자연스러운 흐름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보다 급격히 빠른 변화를 유발한 건 비대칭적인 규제의 영향도 크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줄곧 제기해 왔다. 현재 유통산업발전법은 중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전통시장 근처 대형마트 등 대규모 유통시설의 입점을 제한하고 월 2회 의무휴업과 자정~오전 10시까지 영업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2010년 도입돼 규제 강도가 높아져 왔다. 특히 대형마트도 온라인 판매와 배송을 강화하고 있지만 자정부터 다음날 10시까지 영업이 제한되면서 온라인 배송을 위한 작업도 불가능하다. 손발이 묶인 채 e커머스와 경쟁하는 형국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온라인 사업의 경우 영업시간 제한에서 제외하자는 유통산업발전법 일부 개정안이 여러 건 발의돼 있지만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지역 경제에 필요한 경우 입점제한을 완화하고, 의무휴업일도 지방자치단체 재량에 맡기는 내용의 완화안이 나왔지만 복합쇼핑몰까지도 의무휴업 규제 대상에 포함시키는 등 규제 강 법안도 제출돼 혼란스런 상태다. 그동안의 규제 영향과 효과, 부작용 등을 면밀히 검토해 정책을 재수립해야 하는 이유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실과 맞지 않은 부분이 많은 규제여서 개선 논의가 이뤄져야 하나 이해관계나 정치 논리로 진전이 없다"며 "새 정부에서 전향적인 변화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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