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신의 China Story]신종코로나와 '도미노 불황'

정유신 기자
2020.02.04 04:49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로 한숨 돌린 중국 경제가 우한시발(武漢市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코로나) 여파로 다시 긴장국면에 들어선 모습이다. 4~5일 전만 해도 3000~4000명이던 신종코로나 환자 수가 3일 현재 1만7000명을 넘어섰고, 사망자 수도 100명 전후에서 360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를 반영해서인지 장기 설연휴 이후 첫 개장일인 3일 상하이종합지수는 한때 9%나 폭락했다. 시장에선 2002~2003년 중국에서 대유행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12년 중동에서 맹위를 떨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 충격과 많이 비교하지만 일부에선 그 이상을 우려하기도 한다. 당초 신종코로나는 독성이 적어 치사율도 사스나 메르스보다 낮다고 알려졌지만 최근 유전자변이에 따라 치사율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말부터 우한시 내 항공기·철도 등 공공교통기관 전면정지와 단체여행 금지, 춘제(설) 연휴 연장 등 연일 초강경대책을 내놓고 있다. 우한시와 물류연결 및 인구이동이 많은 상하이시와 쑤저우시의 경우 2월8~9일까지 공장 가동을 중지했을 정도다. 아무래도 그만큼 사태가 심각한 데다 사스 때 경험으로 초기에 강력한 확산억제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언제까지 지속될까. 대체로 시장에선 사스 때와 마찬가지로 1분기 안에 환자수 증가세가 꺾이고 6~7개월 지나면 병의 원인인 코로나바이러스도 약화할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주된 이유는 중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의 강력한 대책도 대책이지만 바이러스의 특성상 계절이 바뀌고 기온과 습도가 높아지면 활동성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춘제로 초기대응이 늦은 데다 신종코로나의 전염성(83%)이 워낙 높아 사스보다 장기화할 것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그렇다면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첫째, 사스 때와 유사할 것으로 보는 입장이 있다. 이들은 1분기 안에 신종코로나의 확산세가 꺾이고 1~2분기 성장률이 사스 때처럼 전년 대비 0.5~1.0%포인트가량 하락했다가 그후 정부의 강력한 부양조치로 대체로 성장목표(6.0%)에 도달할 것으로 본다. 두번째는 필자를 포함, 2003년 사스 때보다 상황이 나쁘다는 입장으로 올해 성장률이 6%를 밑돌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둔다. 이 의견은 확산기간이 비슷하더라도 개인소비의 GDP(국내총생산) 영향력이 상당히 다르단 점에 주목한다. 2003년 사스 때의 GDP 대비 개인소비 비중은 30~40%였던 반면 지금은 약 70%로 2배 이상이다. 그만큼 소비감소가 GDP에 미치는 영향이 크단 얘기다. 게다가 봉쇄된 우한시는 물론 공장 가동을 멈춘 상하이와 쑤저우 등의 영향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대표적 수출 및 하이테크산업의 집적지인 데다 최근 중국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당시는 고성장시기, 지금은 성장감속기로 성장탄력이 떨어진 요인도 있다.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사스 때보다 훨씬 크고 광범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선 2003년 당시 중국이 세계 경제(GDP)에서 차지한 비중은 불과 4%였으나 2018년에는 약 16%로 4배까지 뛰어올랐다. 뿐만 아니라 4~5년간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신흥국들과의 제조업 공급체인(supply-chain)이 구축됐기 때문에 중국의 생산감소는 아시아국가들의 생산감소 도미노현상을 일으켜 아시아, 나아가 세계 경기둔화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중국 수출비중이 25%로 여전히 높은 우리나라로선 다양한 시나리오 분석 및 대책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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