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법원은 양승태 대법원장이 임기 후반기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법원도 전방위적으로 상고법원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홍보하고 있다. 평소 차분하고 조용한 법원 이미지와는 차이가 크다.
사활을 걸고 상고법원을 추진하다보니 잡음도 나온다. 판사들이 변호사들에게 상고법원에 찬성하라고 압력을 가했다는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정치권에 로비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19일 대법원은 포털사이트에 상고법원에 대한 검색광고를 실시하고 있다. 네이버와 다음 등에 '상고법원'을 키워드로 검색할 경우 상고법원을 설명하는 게시글과 동영상, 웹툰 등을 볼 수 있다. 대법원은 포털 검색광고를 위해 매달 수천만원씩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도 가리지 않는다. 페이스북 대법원 페이지에서는 '상고법원'으로 4행시를 짓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대법원이 오는 9월13일을 '대한민국 법원의 날'로 정하고 실시하는 UCC·포스터 공모전의 일환이다. 공모 주제에는 '상고법원의 청사진'도 포함됐다. 블로그에는 상고법원에 대한 웹툰도 게시돼 있으며 유튜브에도 상고법원 홍보 동영상을 찾아볼 수 있다.
오프라인도 마찬가지다. 춘천지법 원장과 판사, 직원들은 지난 11일 동해안 자전거길 116km를 완주하는 '상고법원 설치 기원 및 지역민과의 소통을 위한 라이딩 대장정'을 개최했다. 전주지법도 전주 시내에 상고법원 홍보물을 게시하기로 했다.
대법원이 상고법원에 '목숨을 건' 이유는 양승태 대법원장은 상고법원 설치를 임기 후반기 최대 과제로 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 대법원장은 대관령 능경봉 정상에서 새해 아침을 맞으면서 일행에게 "상고법원이 잘 돼야 한다"는 바람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이 168명의 서명을 받아 대표발의한 상고법원 설치에 관련된 법안은 현재 국회 법사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그러나 일부에서 상고법원 설치에 반대하며 대법관 증원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19대 국회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대법원 차원에서 '상고법원 드라이브'를 걸며 곳곳에서 잡음도 흘러나오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에서는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재판권 침해'라며 반대하고 있다. 하창우 변협 회장은 올해 초 상고법원 반대를 공약으로 내걸어 당선됐다.
법무무 역시 "부처간의 충분한 혐의가 되지 않았다"며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역시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반면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찬성이다. 상고법원이 별도로 서울에 설치되면 서울지역 변호사들이 다룰 사건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란 분석이다.
대법원이 판사들을 동원해 변호사들에게 상고법원 설치에 찬성하는 의견을 표명해달라고 요구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대한변협은 최근 낸 성명에서 "최근 전국의 판사들이 변호사들에게 전화 등으로 대법원의 현안인 상고법원 설치에 관해 찬성하는 의견을 표명해달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협은 이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변호사들에게 의사결정을 사실상 강요하는 것으로, 사법부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만을 취하는 이익단체처럼 행동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스스로 법안 발의를 할 수 없는 사법부가 상고법원을 의원입법 형식으로 추진하기 위해 각 지방법원장들을 통해 지역구 국회의원들에게 로비를 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행정처 판사가 의원과 의원 보좌관을 만나 사실상 로비를 펼치고, 술자리를 가진 뒤 지방에 있는 의원 집까지 배웅해주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대법원법원 설치를 위해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입법 로비'를 한다는 소문까지 퍼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