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낳으면 돈 준다"…처음에는 '미친 짓'이라고 했다

정현수, 베를린(독일)·스톡홀름(스웨덴)=김지현, 유효송 기자
2023.06.19 05:30

[저출산 희망벨 '띵동(Think童)']①

[편집자주] 청년들은 결혼을 미루고 가정을 꾸린 뒤에도 애를 낳지 않는다. 이미 한국은 '1등 저출산 국가'란 벼랑끝에 섰다. '인구감소'는 '절벽'과 '재앙'을 건너 '국가소멸'이란 불안한 미래로 달려가고 있다. 백약이 무효란 체념보단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접근법으로 판을 바꿀 '룬샷(Loonshot)'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머니투데이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들과 '아이(童)를 낳고 기르기 위한 특단의 발상(Think)'을 찾아보고, '아이(童)를 우선으로 생각(Think)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띵동(Think童)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가장 먼저 참여의 뜻을 밝힌 포스코를 시작으로 저출산 해법 모색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의미있는 동행들이 줄을 잇길 기대한다. 이제 모두 함께 출산이 축복이 되는 희망의 알람, '띵동'을 울릴 시간이다.

스웨덴은 일·가정 양립의 모범국가다. 한국도 저출산 정책을 설계할 때마다 육아휴직 강화 등을 추진하며 스웨덴 모델을 참고했다. 하지만 최근 스웨덴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 추이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1.52명까지 떨어진 것.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와 비교할 때 월등히 높은 수준이지만 2021년(1.67명)과 비교할 때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2010년 스웨덴의 합계출산율은 1.98명을 기록했다.

세계적인 인구학자인 데이비드 콜먼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스웨덴 등)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도 경제적으로 어렵다보니 초과근무를 더 하고 있다"며 "미래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면서 가족계획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교수는 "스웨덴도 관심을 가지고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며 "저출산은 개인주의의 발달로 주요 선진국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저출산 정책을 마련할 때마다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했다. 제3차(2016~2020년)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선 스웨덴과 프랑스, 미국을 '상대적 고출산 국가'로 분류하고 관련 정책을 소개했다. 반면 독일은 유럽의 저출산 국가라고 규정했다. 이후 독일의 합계출산율이 상승하자 제4차(2021~2025년)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선 저출산 대응 모범국가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백화점식 저출산 정책, 이제는 바꾸자

이처럼 각종 모델만 그때그때 들여다보니 저출산 정책의 가짓수는 많아졌는데 인구위기를 극복할 반전의 카드는 등장하지 않았다. 아동수당과 부모급여 등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처음 만들 때 '재정부담이 큰 허무맹랑한 제도'라고 비판했던 정책도 도입했지만 출산율 반등을 이끌어내진 못했다. 조영태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장은 "낮은 출산율 탓에 일희일비하고 예민해지다보니 백화점식 정책이 많아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8명으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지만 올해도 개선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저출산 정책의 교통정리가 절실한 상황까지 몰렸다. 정말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는 현금성 지원을 상식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올해를 기준으로 부모급여는 만 0세와 만 1세에 각각 월 70만원, 월 35만원이 지급된다. 내년엔 이 금액이 각각 월 100만원, 월 50만원으로 늘어난다. 아동수당은 만 8세 미만 아이에게 월 10만원씩 지원된다.

인구학자들을 중심으로 출산에 따른 현금성 지원의 효과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지만, 이미 도입된 현금성 지원이라면 획기적으로 확대할 필요성은 거론된다. 인구문제 민간 싱크탱크인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은 부모급여 대상을 만 18세까지 확대하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물론 기존 정책을 재구조화한다는 전제에서다. 안수지 국회입법조사처 예산분석관은 "한국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현금성 지원의 비율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의 3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파격적인 정책 도입이 어렵다면 기존 정책의 실행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육아휴직의 경우만 하더라도 정책적인 뒷받침이 되고 있지만 기업 내에서 '눈치'를 봐야 한다. 기업 스스로 찾은 해결책 중 포스코의 육아기 재택근무나 롯데그룹의 육아휴직 의무화 등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정부는 출산친화적인 제도를 도입하는 기업에 세금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장은 "당장은 재정부담이 클 수 있지만 획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저출산 대응에 나서야 한다"며 "지금 상태라면 더 큰 비용을 미래에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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