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에 체포됐다. 이후 법원이 구속 영장을 발부한다면 윤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피고인 신분으로 형사재판과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에 동시에 임하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다.
대통령실과 공수처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5일 오전 10시33분 공수처에 체포돼 과천 공수처 청사로 호송됐다. 공수처는 형사소송법에 따라 48시간 안에 체포된 피의자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윤 대통령 조사 기한은 17일 오전 10시 33분까지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최장 20일간 구속수사를 받아야 한다.
이날 윤 대통령은 공수처 청사에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이재승 공수처 차장검사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잠시 점심시간을 가진 뒤 2시40분부터 오후 조사가 이어졌다. 공수처 청사 3층에 있는 영상녹화실에서 진행됐지만, 윤 대통령 측에서 녹화를 거부해 영상 녹화를 따로 하지는 않았다.
윤 대통령은 조사 과정에서 대체로 묵비권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 측은 불법 무효인 공수처의 조사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통해 판사 앞에서 윤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입장을 개진하고 소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조사가 마무리되면 윤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 구금된다. 공수처는 구속기간 연장 시점인 10일째가 되기 전 검찰에 사건을 넘기기로 했다. 검찰이 대통령에 대한 기소권을 갖고 있어 검찰이 수사를 마무리하고 기소할 예정이다.
검찰의 기소가 이뤄지면 윤 대통령은 내란혐의 피의자에서 피고인으로 신분이 바뀐다. 현직 대통령이 형사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는 것 역시 헌정사상 최초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헌재의 탄핵소추 인용에 따른 파면이 먼저였고 형사 기소는 그 이후에 이뤄졌다. 따라서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형사 재판을 받지는 않았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윤 대통령은 서울구치소 내 구금된다. 다른 수용자들과 분리돼 독거실에 머물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례에 비춰볼 때 이 가능성이 높다.
서울구치소 독거실은 약 9.9㎡(3평) 규모로 알려져 있다. 2017년 3월 서울구치소에 수용됐던 박 전 대통령은 일반 수용자 6∼7명이 함께 쓰는 혼거실을 개조해 만든 약 3.04평(화장실 포함·10.08㎡) 면적의 독방에서 생활한 바 있다.
법무부는 현직 대통령이 구치소에 수용된 사례는 없는 만큼 경호와 경비, 예우 수준을 경호처와 논의하고 있다. 경호처는 서울구치소를 경호구역으로 지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윤 대통령은 오는 16일 헌재의 2차 변론기일에 참석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윤 대통령 체포 당시 한남동 관저에서 함께 있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기자들에게 "(내일 탄핵 심판에) 아마 못 갈 것"이라면서도 "신변 보장이 되면 심판 절차에 맞춰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