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사라진 '시험'…취준생들 "불안합니다"

강민수 기자
2020.03.08 05:01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여파가 노량진 공무원 학원가로 이어지고 있다. 복수의 학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노량진 공무원 시험 학원 중 대부분이 지난 2월까지 이어졌던 임시휴강을 3월 첫주까지, 짧게는 3일에서 길게는 5일 연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컵밥거리 음식점들이 학원 점심시간을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문을 닫은 채 영업을 시작하지 않고 있다. 2020.3.2/뉴스1

"시험도 다 사라지고 그냥 시간을 보내는 느낌이라 더 불안해지는 것 같아요." (전모씨, 26세, 취업준비생)

"미뤄지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데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으니까 답답해요." (오모씨, 26세, 취업준비생)

코로나19 확산으로 각종 시험 및 기업 채용 일정이 미뤄지면서 시름에 빠진 취업준비생이 늘고 있다. 기약 없는 일정 연기에 불안감이 커지는 탓이다. 반면 이를 기회로 삼겠다는 이들도 있다.

삼성·SK부터 5급~9급 공무원까지…초유의 채용 연기 사태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단국대학교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에서 열린 삼성 직무적성검사(GSAT)에 응시한 취업준비생들이 시험을 마치고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 삼성그룹 직무적성검사인 GSAT는 전국 5대 도시(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와 미국 2개 도시(뉴어크, 로스엔젤레스)에서 실시된다. 2019.4.14/뉴스1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 등 주요 그룹은 상반기 공채 일정을 줄줄이 연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소프트웨어(SW) 역량테스트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고, SK그룹은 매년 3월 초 진행하던 공개 채용 일정을 이달 말로 미뤘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현재 진행 중인 신입사원 채용 관련 면접 전형 일정을 연기했고, 포스코는 이달 초 진행하려던 신입사원 공채 서류접수 일정을 이달 중순부터 진행할 계획이다.

국가직 시험은 대부분이 연기를 공표했다. 인사혁신처는 지난 3일 이달 28일 시행 예정이었던 2020년도 국가공무원 9급 공채 필기시험을 5월 이후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앞서 국가직공무원 5급 공채, 외교관 후보자 선발 1차 시험, 지역 인재 7급 수습직원 선발 필기시험 등도 미뤄진 바 있다. 소방청과 경찰청 또한 각각 소방공무원, 경찰공무원 공채 필기시험을 5월 이후로 연기했다.

취준생 61% 코로나19 여파로 '불안'…"일정 공지 안돼 답답"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여파가 노량진 공무원 학원가로 이어지고 있다. 복수의 학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노량진 공무원 시험 학원 중 대부분이 지난 2월까지 이어졌던 임시휴강을 3월 첫주까지, 짧게는 3일에서 길게는 5일 연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윌비스 신광은 경찰학원에서 현장 강의를 대체할 동영상 강의 녹화가 이뤄지고 있다. 2020.3.2/뉴스1

채용 일정 연기로 취준생들은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인크루트가 구직자 44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1%는 '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 구직에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불안한 이유로는 채용 연기(25.8%), 채용전형 중단(24.2%), 채용규모 감소(21.7%) 등을 꼽았다.

취준생들의 우려가 더욱 커지는 이유로는 연기 일정 등이 빨리 공지되지 않는 탓도 있다. 채용 일정이 잠정 연기되는 것인지, 아예 취소되는 것인지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취준생 박모씨(25)는 최근 잡힌 채용 면접 일정이 두 곳이나 미뤄졌다. 한 곳은 한 달가량 미뤄졌고, 다른 하나는 무기한 연기됐다.

박씨는 "지금 공채가 다 밀리는 상황인데 향후 계획을 빨리 기업들이 공지라도 제대로 해줬으면 한다"며 "다른 기업들도 면접이 연기된 곳이 많은데 묵묵부답인 곳도 있다고 들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공기업 준비생인 A씨도 "수정된 계획이 있다면 공표해줬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취준생 전모씨(26)는 "채용시기 지연보다는 전체적인 채용 규모가 줄어들까 봐 불안하다"며 "안 그래도 구조조정하는 기업이 많던데 채용 인원 자체가 줄어드는 거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일부는 기회로 보기도…"아예 하반기로 미뤄졌으면"
대구·경북 지역을 비롯한 전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25일 오후 서울 동작구의 한 학원에 휴원안내 문구가 붙어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이번 채용 일정 연기가 아예 하반기 이후로 미뤄지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의견도 있다.

대기업 공채를 준비 중인 오모씨(26)는 "차라리 상반기 공채를 취소하고 하반기에 몰아뽑으면 좋겠다"며 "얼마나 미뤄지는지 알 수 없으니 계획을 세우기도 애매하다"고 토로했다.

경찰공무원 준비생 B씨도 "아예 한참 뒤인 6월~9월 사이로 연기를 하면 오히려 수험생 입장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채울 수 있을 것 같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우신 분들은 강행을 원하시는 수험생도 많다"고 했다.

지난 5일 취업포털 커리어에 따르면 구직자 296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기회인가 위기인가'를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5.7%가 '위기'라고 답했으나, 24.3%는 '기회'라고 답했다.

'기회'라고 답한 이들은 '자기소개서 작성 등에 공을 더 들일 수 있어서 기회라고 생각한다'(73.6%), '하반기 채용 규모 확대'(20.8%), '어학성적, 자격증 등 스펙을 더 쌓을 수 있음'(5.6%) 등을 이유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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