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는 BTS를 사랑합니다."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 평소 찾아보기 어려운 특별한 색이 등장했다. 이날 조계사 기념품샵에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BTS(방탄소년단) 공연을 기념해 보랏빛 양초와 염주가 놓였다. 진열대 위에는 '부처는 BTS를 사랑한다'는 문장이 적힌 포스터가 놓였다.
매장 관계자는 "특히 보라색 양초를 사러 조계사를 찾는 고객이 많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법당 인근 공양대에서는 유리창 너머 보랏빛 양초가 가득 놓여있었다.
이날 조계사를 찾은 베로니카씨(47)는 "카톨릭을 주로 믿는 에콰도르 사람이지만 다양한 종교를 접해보고 싶어 오늘 조계사를 찾았다"며 "보라색 양초가 놓여있는 것을 보고 신기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조계사뿐 아니라 광화문 일대 식당들도 BTS 컴백을 통해 '보랏빛 특수'를 누렸다. 'BTS ARMY Welcome!!' 문구가 적힌 보라색 배너를 지나쳐 들어간 한 종합분식점은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곳곳에서 영어가 들려 왔다.
해당 매장을 운영하는 김경숙씨(58)는 BTS 공연을 맞아 집에서 붉은색 저고리를 꺼내 왔다. 직원들 역시 붉은색 단체티를 착용하고 손님들을 맞았다.
김씨는 "이번 컴백 앨범 상징색이 붉은색이라고 해서 단체복을 준비해봤다"며 "매장 앞 뻥튀기 기계도 놓으려고 하는데 일이 바빠 아직 가지러 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의 3배 정도 되는 고객이 매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곰탕을 주 메뉴로 선보이는 한식당 역시 문 앞에 보라색 풍선을 잔뜩 걸어뒀다. 문 앞에는 '아미(ARMY·BTS 팬클럽) 환영, 공연 전에 따뜻한 곰탕 한그릇 하시라'는 내용의 입간판을 비치했다. 키오스크 기본 화면도 보라색으로 꾸몄다.
곰탕집 사장 이유빈씨(37)는 "목요일 저녁부터 매장을 찾는 고객이 1.5배 정도 늘었다"며 "한국 음식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취지로 찾아온 고객들이 많아 곰탕과 비빔밥이 가장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BTS 공연' 특화메뉴를 출시한 카페도 팬들 사이에서 인기를 모았다. 폴바셋은 지난 16일부터 연한 보랏빛의 '라벤더 아이스크림'을 판매하고 있다. 이날 광화문 인근 한 폴바셋 매장에는 보라색 한복을 입은 아미가 매장을 방문해 아이스크림을 사가기도 했다.
팬들과 다 함께 모여 아이스크림을 먹던 40대 여성 이모씨는 "이번 공연은 일반인까지 다함께 즐기는 축제라는 점에서 팬으로서 정말 뿌듯하다"며 "조금 전 본인확인을 위해 길게 줄을 서느라 힘들었는데 BTS 상징색으로 만든 아이스크림으로 목도 축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골목 구석에는 교통 통제 영향으로 공연 특수를 누리지 못한 가게들이 불만을 토로했다. 한 라멘집 관계자는 "공연을 앞두고 잔뜩 부푼 마음으로 풍선을 잔뜩 붙여뒀는데 교통 통제 영향인지 손님들이 평소의 절반도 안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카페 관계자는 "골목이 통제 아래 있다 보니 기대보다는 찾는 고객이 많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외국인 손님은 평소보다 늘어서 저녁을 더 기대해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