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농구 전통의 강호 고려대와 연세대가 조금씩 반등하고 있다. 시즌 초반 흔들렸던 분위기에서 벗어나 다시 상위권 경쟁에 합류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예전처럼 두 팀이 리그를 압도하는 '2강 체제'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 시즌 고려대는 6승3패로 리그 11개 팀 가운데 4위에 자리하고 있다. 성적만 놓고 보면 나쁜 출발은 아니다. 그러나 지난 시즌 16전 전승으로 리그를 압도했던 모습과 비교하면 분명 분위기가 다르다. 고려대는 올 시즌 이미 3패를 떠안았고, 지난달 27일에는 동국대에 6년 만의 패배까지 당했다. 전통의 강호답지 않은 흔들림이다.
연세대도 예전의 압도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올 시즌 7승4패로 5위에 머물고 있다. 대학농구연맹이 전산화를 시작한 2013년 이후 연세대가 한 시즌 4패 이상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낯선 상황이다. 다만 최근 분위기는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5승4패까지 처졌던 연세대는 건국대와 단국대를 연달아 잡아내 2연승에 성공했다.
현재 대학리그 선두는 윤호영 감독이 이끄는 중앙대다. 10승1패로 독주에 가까운 흐름을 보이고 있다. 2위 성균관대는 7승1패, 3위 경희대는 6승2패를 올렸다.
고려대와 연세대는 2013년 이후 대학농구의 압도적인 2강 체제를 구축하며 우승을 나눠 가졌다. 하지만 올해는 확실히 양상이 다르다. 아직 플레이오프를 치르지 않았지만, 정규리그에서는 중앙대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성균관대와 경희대까지 치고 올라오면서 선두권 경쟁은 훨씬 복잡해졌다.
일부 전문가들도 고려대와 연세대가 예전처럼 리그를 압도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랫동안 대학농구 현장을 지켜본 한 전문가는 최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중앙대와 성균관대가 선수 스카우트를 잘했다"면서 "고려대와 연세대는 부상 변수도 있었지만, 잘하는 선수들이 얼리 드래프트 등을 통해 일찍 프로로 향했다. 특급 자원들이 빠지면서 A급 선수들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다른 팀들도 특급 자원이 없을 뿐이지 A급 선수들은 한두 명씩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대학농구 전체 전력이 평준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 전문가는 "고려대와 연세대가 중앙대나 성균관대처럼 좋은 선수들을 갖춘 상위권 팀들에 패했다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중위권 팀들에 패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부분에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얼리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에 진출하는 선수들이 나올 수 있다. 그래서 예전처럼 고려대와 연세대가 독주하는 체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대학 지도자 A씨도 스타뉴스에 "선수들이 연세대를 상대로 승리해보면서 더 열심히 해서 이기려 하고, 한 번 넘어보려는 마음을 갖게 됐다"며 "예전에는 연세대나 고려대를 만나면 '당연히 지고 간다'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그런 부분이 많이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지도자 B씨도 "예전처럼 한쪽이 압도하는 상황은 나오기 어려울 것 같다. 중앙대와 성균관대의 전력이 워낙 좋다"고 전했다.
다만 고려대와 연세대가 분위기를 바꿀 시간은 충분하다. 상위권과 격차가 크지 않고, 남은 일정도 변수다. 고려대는 비교적 하위권 팀들과의 맞대결이 남아 있어 반등 여지가 있다. 연세대 역시 올해 부임한 조동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 전술 색깔이 더 녹아든다면 팀 완성도는 높아질 수 있다.
지도자 B씨는 "고려대와 연세대에 부상자가 많다.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면 다시 치고 올라갈 수 있다. 여전히 전체적인 선수 구성은 좋다"며 "연세대는 조동현 감독의 색깔이 더 나오기 시작하면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