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펀드평가사 모닝스타가 한국의 펀드시장 환경에 대해 '평균이상' 등급을 매겼다. 모닝스타는 2년에 한 번씩 '글로벌 펀드투자자 경험보고서'를 발간하는데 규제, 공시, 비용, 판매 등 4가지 측면에서 각국의 펀드시장을 평가한다.
4년 전인 2013년에 한국은 B+를 받은데 이어 2015년엔 미국과 같은 최고 점수인 A를 받았다. 올해는 알파벳으로 평가등급을 내진 않았는데 한국이 받은 '평균이상' 등급은 A에 준하는 것으로 여전히 투자자에게 우호적인 시장으로 꼽혔다.
한국 펀드시장은 공시 부문에서 강점을 보였는데 투자설명서에 투자 비용을 금액으로 환산해 보여주고 있다는 점과 펀드매니저 이름과 운용연수 등을 표시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 판매 부문에서 판매사들이 여러 운용사 펀드를 판매하는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얻었다.
그런데 이 같은 결과가 무색케도 투자자들의 불신은 높을대로 높아져 있다. 펀드에 투자해 수익을 냈다는 투자자보다는 손해를 보고 시장을 떠난 투자자를 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공모펀드 설정액은 2009년 277조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10년 이후 180조~220조원대에 머물러 있다. 펀드시장의 꽃으로 불리는 공모 주식형 펀드는 2008년 134조원까지 늘었다가 현재는 반토막 이하인 59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모닝스타 한국법인은 조사대상인 4가지 부문과 별도로 '한국 펀드 문화가 상당히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펀드매니저의 높은 이직률로 운용 일관성이 없고 유행을 좇아 수많은 상품이 출시된다는 점은 투자자들의 장기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다행히 한국에도 좋은 사례는 있다. 신영자산운용은 이례적으로 펀드 운용자금이 늘어난 곳으로 5년 전 만해도 10위권 내에도 들지 못했던 국내 주식형 펀드 수탁고가 굴지의 운용사들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이 운용사는 오랜 기간 펀드매니저 변경이 없었던데다 모든 펀드매니저에게 철저하게 철학을 전수해 누가 떠난다 해도 일관된 투자가 가능한 시스템을 갖췄다.
과도한 펀드 출시보다는 '가치투자'라는 잘하는 영역의 펀드 운용만 고수해 투자자에게 꾸준한 수익률을 돌려주고 있다. 2002년 출시된 신영마라톤 펀드를 15년을 가지고 있었다면 투자자는 원금을 7배가량 불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