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종료되고 주요국 통화대비 달러화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강세를 보였다. 반면 원자재들 가격은 최근 상승세가 둔화되거나 약세를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곡물을 제외하고 산업재, 에너지, 소프트 등 대부분 원자재가 내년 연말로 갈수록 전망이 부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기록적인 강달러 현상이 이어지며 최근 원자재 가격은 둔화되는 양상이다. 대부분 원자재가 달러로 거래되는만큼 달러강세가 원자재 가격 약세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풀이된다. 금, 은, 구리 등 올해들어 강세를 보였던 원자재는 추가적인 가격상승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20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KODEX 은선물(H)', 'ACE KRX금현물' ETF(상장지수펀드) 가격은 이달들어 각각 8%, 6% 하락했다. 'KODEX 구리선물(H)' ETF도 같은기간 4%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라니냐 수혜품목인 곡물을 제외하고 에너지, 귀금속, 산업금속, 소프트 등에 대한 비중을 점차 줄일 것을 조언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보험성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원자재 최대 소비국인 중국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펼치고 있다는 점은 원자재 시장에 긍정적이다.
하지만 최근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매파적 발언을 한데 이어 미·중 간 갈등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원자재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행정부는 대선을 앞두고 미·중 갈등이 미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과 휴전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새 행정부가 꾸려진 뒤에는 중국에 대한 고강도 압박으로 선회했다는 점에서 원자재 시장에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CME(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와치에 따르면 12월 FOMC에서는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높지만, 1월 FOMC에서는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되는 원자재는 에너지 품목에 속한 유가다. 지난 9월 파이낸셜타임즈(FT)는 시장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그간 고집해왔던 배럴당 100달러라는 목표치를 포기할 것이란 보도를 내놓았다. 여기에 미국이 중국을 대상으로 2018년 수준의 견제정책을 펼칠 경우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하락해 석유 수요도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올해 기록적인 랠리를 펼쳤던 금은 현재수준에서 가격이 오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데이터센터 등의 수요로 인해 가격이 급격히 오른 구리 또한 시장에서 전기전도와 열전도는 낮지만 비슷한 쓰임새를 가진 알루미늄으로 대체되고 있다.
최 연구원은 "금의 최대 실물투자자인 중국은 최근 금 수입량이 둔화되고 있고, 상하이 금 현물 프리미엄 가격도 하락하며 투자 열기가 위축됐음을 나타내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금에 대한 낙관론은 유지하지만 제한적인 가격 상단을 고려할때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곡물과 소프트는 상반된 움직임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엘니뇨가 도래할 경우 커피, 코코아 등 소프트가격이 오르고 옥수수, 대두, 소맥 등 곡물가격이 하락하지만 라니냐가 올 경우 반대로 소프트가격은 하락하고 곡물가격은 상승하기 때문이다. 지난 5월까지 엘니뇨로 역대급 상승세를 보였던 코코아가격은 지난 9월말 라니냐가 도래하며 조정받기 시작했다. 증권가에서 예상한 것보다 라니냐가 도래한 시점은 2개월 정도 미뤄졌지만 내년 상반기 라니냐가 종료되기 전까지 곡물가격은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