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자국 정유업계에 경유, 휘발유 수출 중단을 지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동 위기로 원유 수입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지자 재고 관리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익명 소식통을 인용, 중국 국무원 산하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업계에 정제유 선적을 즉각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이날 보도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중국 경제 정책을 관할하는 핵심 부처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신규 수출 계약을 중단하고, 이미 체결된 계약에 대해서는 계약 해지를 협상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화공그룹(시노펙)·중국해양석유·중국중화그룹(시노켐) 등 국유 에너지 기업과 민간 정유사인 저장석유화공 등 정유업체들은 원래 중국 정부로부터 수출량을 할당받는다. 중국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공급 문제가 있었을 때도 수출 할당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국내 재고를 관리했다.
중동 위기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치는 중국 원유 공급 문제와 직결된다. 중국이 해상으로 수입하는 원유 중 13.4%가 이란산이며 3분의 1 정도가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수입된다. 특히 중국은 이란, 러시아 등 서방 제재를 받는 국가들로부터 원유를 싸게 사들여 이득을 취했는데, 이란 원유 수입이 막히면 이 방식을 지속하기 어려워진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이란 갈등 개시 6일 만에 (수출량) 제한에 들어갔다"며 "중동 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국내 (화석연료) 수요를 우선 충족하려는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중동 국가들의 식량난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식량 수요의 80~90%를 수입산으로 충당하는 중동 국가들이 2008년 세계 식량 위기 이후 최대 식량 안보 문제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닐 퀼리엄 연구원은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이 소비하는 식량 70%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입된다"며 "(이란) 갈등이 지속될 경우 걸프 국가들은 식량 부족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