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키플랫폼] 특별세션3-기무라 다카시 후쿠오카여자대학교 발표

"갈등의 기억을 회피하지 않고 직시하는 것이 진정한 한일 간 협력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위에서 언론, 지역, 기업, 청년 등 시민 사회에서 공통의 이해 기반을 만드는 게 지속가능한 협력의 조건입니다."
기무라 다카시 후쿠오카여자대학교 교수는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한일, 생존의 연대: 공통의 압박, 공동의 전략'을 주제로 열린 '2026 키플랫폼'(K.E.Y. PLATFORM 2026) 특별세션 3의 발표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일 간 관계에서 기억과 협력이 중요한 이유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의 일상화,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등 공통 과제가 부상하고 있으나 역사 인식 갈등이 구조적으로 반복되는 상황을 꼽았다. 기무라 교수는 "협력과 갈등의 이중 속도가 일상화된 게 요즘의 한일관계라 이 모순을 어떻게 넘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며 "이는 정상회담의 언어가 아니라 시민사회의 이해 기반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한일 간의 갈등 구조를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설명했다. △한일 간 기억의 비대칭성 △'해결 완료'론의 충돌 △정치적 연동성 △'봉인'의 역설 등이다. 기무라 교수는 "지배한 측인 일본은 잊기 쉽고 지배받은 측인 한국은 잊을 수 없어 시간이 흘러도 간극이 저절로 메워지지 않는다"며 "'1965년 체제'로 일본은 해결이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한국은 2018년 대법원 판결을 통해 개인 청구권은 남아있다고 본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역사 문제는 서로 국내 정치와 연동돼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합의가 뒤집히는 구조는 시민사회 기반 없이는 해결되지 않는다"라며 "과거를 덮자는 접근은 단기적으론 편리하지만 봉인된 기억은 언제든지 폭발적으로 재부상하기 쉬워 협력의 지속성을 해친다"고 덧붙였다.
시민사회 협력의 토대를 다지는 방안은 대학교, 학생 교류, 언론·미디어, 청년 등 역할을 나눠 제시했다. 4가지 역할들이 한데 어우러졌을 때 한일 간의 역사 인식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거라 내다봤다. 기무라 교수는 "한일 공동 역사 연구를 제도화해 연구를 이어 나갈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하다"며 "학생 교류 역시 단순한 관광이 아닌 학술을 주제로 교류해 한일 간 역사 인식 비교보단 공통의 주제로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론과 미디어는 갈등 프레임을 넘어 협력 사례를 가시화하고 SNS에서 퍼진 혐한·반일 담론에 대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며 "일본에서는 K-POP을 좋아하는 학생, 한국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많은 만큼 문화에서 출발한 관심을 역사 이해로 연결할 수 있는 교류가 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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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간 관계가 나아가기 위해선 담화의 내면화와 정치로부터의 문화·시민 교류 보호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기무라 교수는 "고노 담화, 무라야마 담화 등 결정은 현재 일본 정부도 인정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일본 사회 전체가 내면화해야 한다"며 "한국에서는 2019년 즈음 '노재팬(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퍼지며 시민 간 교류도 하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퍼졌지만 정치 관계와 문화 교류는 분리해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