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조 손실'에도 삼성 노조 "총파업 강행"…정당성은?

'30조 손실'에도 삼성 노조 "총파업 강행"…정당성은?

평택(경기)=최지은 기자
2026.04.23 16:40

DS부문 중심 4만명 거리로…파업 현실화 시 대규모 손실 불가피

[평택=뉴시스] 김근수 기자 =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4.23. photo@newsis.com /사진=김근수
[평택=뉴시스] 김근수 기자 =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4.23. [email protected] /사진=김근수

국가 핵심 산업인 반도체 생산 차질과 수십조 원대 손실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고 총파업 강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특히 임금이 아닌 성과급을 둘러싸고 생산라인 중단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강경 대응의 적절성을 둘러싼 잡음도 커지는 모습이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투쟁 결의대회에서 "성과에 따른 정당한 보상이라는 노조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인재 제일' 원칙을 되살려 불투명한 처우를 개선하고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되찾아야 한다"며 "지난해 4개월간 성실히 교섭했지만 성과급 제도는 여전히 불투명하고 배분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회사는 매년 위기를 강조하지만 반도체 세계 1위를 만들기 위해 공정을 개선하고 수율을 높인 것은 경영진이 아닌 현장의 조합원들"이라며 "파업을 감행하는 이유는 단 하나, 핵심 산업 인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통해 이공계의 미래를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주최·경찰 측 추산 약 4만 명이 참석했다. 이는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 전체 직원(12만8881명)의 30% 이상에 해당하는 규모다. 조합원들은 남색 조끼를 입고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 폐지 실현하자'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채 '투쟁'을 연호했다.

(평택=뉴스1) 김영운 기자 =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4.23/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평택=뉴스1) 김영운 기자
(평택=뉴스1) 김영운 기자 =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4.23/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평택=뉴스1) 김영운 기자

이번 결의대회는 노조가 다음 달 21일부터 18일간 예고한 총파업의 전초전으로 평가된다.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예상되는 손실 규모는 30조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파업에 대비한 필수 인력 유지와 안전 확보를 둘러싼 노사 간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사측은 결의대회에 앞서 전기·가스·공조 설비 담당 기술 인력 등 총 143개 파트 2031명을 최소 유지 인력으로 지정해 노조에 전달했다. 노동조합법 제42조 제2항은 안전보호시설의 정상적인 유지·운영을 방해할 경우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노조는 "안전보호시설이라도 근무를 강제할 수 없다"고 반발했으나 협의를 통해 일부 인력만 결의 대회에 동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총파업 시 생산 차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노조는 총파업 기간 안전보호시설 인력까지 동원하겠다는 의사를 회사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웨이퍼 대량 폐기, 클린룸 항온·항습 유지 실패, 필수 약액 및 소모품 교체 지연 등으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할 때 파업이 18일간 지속될 경우 자동화 라인의 재가동과 정상화 과정에 추가로 2~3주가 소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조 요구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에 치우쳐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최 위원장의 발언 역시 반도체 사업의 중요성에 초점이 맞춰진 반면 완제품 중심의 DX(디바이스경험) 부문에 대한 언급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DS 부문 인력의 80% 이상이 초기업노조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안팎에서는 노조 요구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도 여전하다.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이날 오전 노조 결의대회에 앞서 맞불 집회를 개최하고 "영업이익 상한선 없이 이익이 날 때마다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요구는 '악덕 채권업자'와 다르지 않다"고 노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익 배분 규정을 바꾸기 위해 생산라인을 멈추는 것은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국가 경제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산업에서의 파업은 사회적 파장까지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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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최지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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