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조 투자에 고작 300명 고용"…美 곳곳 데이터센터 반대 확산

백소희 기자
2026.07.15 16:09

[WHY] 메타 데이터 센터·TSMC 반도체 단지 비교해보니...고용효율 두 배 차이

2025년 3월 17일 미국 버지니아주 애쉬번에 위치한 디지털 리얼티 데이터 센터 건물 앞을 지나가는 차량. /사진=로이터

미국 전역에서 우후죽순 들어서던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역 주민 반발에 부딪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전력망 부담과 물 부족, 저조한 고용 효과 등 짓는 데 드는 비용 대비 지역사회의 실익이 없다는 인식이 퍼지면서다.

인공지능(AI) 보안기업 텐에이랩스(10a labs)에 따르면 2026년 1분기(1~3월) 미국에서 중단되거나 지연된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은 최소 75개로 약 1300억달러 규모다. 이는 지난 한 해동안 집계된 1560억달러(약 230조원) 수치에 근접하는 규모다.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지역사회 반발이 그만큼 거세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 메인주에서는 지난 4월 뉴욕시보다 앞서 하원에서 데이터센터 설립을 금지하는 법이 미국 최초로 주의회를 통과했으나 재닛 밀스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부결됐다. 오클라호마주 샌드 스프링스에서는 827에이커(약 334만㎡) 규모의 농지에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는 계획이 발표되자 '샌드 스프링스 보호 연합'이 결성돼 조직적인 반발이 일었다.

펜실베니아주 아치볼드에서는 데이터센터 6개가 건설될 예정이었으나 주민 반대로 지역의회에서 부결됐다. 아치볼드 주민들은 데이터센터가 5만명분의 물을 쓰면서 정작 고용하는 인원은 단 10명뿐이라며 "21세기형 자원 약탈"이라고 주장했다.

"막대한 물 쓰고 투자하는데 고용창출 부족"

주요 반대 이유는 이처럼 막대한 에너지 비용과 지역 상수도 고갈 우려가 큰 데 비해 고용창출 등 지역경제 기여는 많지 않다는 점이다. 데이터센터에 동반되는 산업용 에어컨과 비상용 디젤 발전기는 전력 수요를 급증시켜 폭염 발생시 전력망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오염물질을 배출하면서 대기 질을 악화시킨다는 지적이다. 또 거대한 서버를 과열로 인한 중단없이 가동시키기 위해 설치하는 증발식 냉각 장치에는 막대한 물이 필요하다.

2026년 6월 30일, 매사추세츠주 로웰의 야구장과 주택가 위로 마클리 그룹이 건설한 데이터 센터와 비상용 디젤 발전기가 우뚝 솟아 있다. /사진=AP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버지니아주 데이터센터 132개에 연결된 1만 500개의 발전기들이 평균 주 1시간 미만으로 가동되더라도 대형 가스화력 발전소 5개 규모의 오염물질을 방출한다. 버지니아주에는 미국 데이터센터 4분의 1 가량이 집중돼 있다. WP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폐 및 심혈관 질환을 악화시키고 매년 최소 3명의 조기 사망을 초래하기에 충분한 양"이라고 보도했다.

데이터센터의 고용 창출 효과도 다른 제조업 대비 저조하다. 인디애나주 레바논에서 메타가 짓는 100억달러(14조 8780억원) 규모의 데이터 센터는 완공 후 3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건설하는 동안에는 4000명이 필요하지만, 완공 후 운영에 드는 인력은 300명에 불과한 셈이다. 이는 투자액 3300만 달러당 일자리 1개 수준이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위치한 TSMC의 반도체 단지와 비교하면 차이는 극명하다. 이 단지는 1650억달러(245조 4870억원)를 투자해 완공 후 가동되는 데 1만 2000개 일자리를 창출한다. 1400만달러당 일자리 1개로 메타 데이터 센터의 고용 효율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데이터센터 건설 논란은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미국 민주사회주의자(DSA)와 같은 좌파 단체뿐 아니라 공화당 텃밭으로 꼽히는 애리조나, 인디애나, 메릴랜드 지역에서도 반발이 거세다. 공화당 소속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지방 정부가 데이터센터 건설을 막고 공공시설 업체가 AI 인프라 비용을 주민들에게 전가하는 것을 금지하는 주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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