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약 특허기간 사실상 연장-제약업계 반발
의약품 분야 한미 FTA 협상은 추가 미국에 크게 기운 것으로 평가된다. 노무현 대통령의 표현을 빌면 '수지가 맞지 않는' 협상을 한 셈이다. 앞서 의약품 분야 협상은 초기 단계부터 '버리는 카드'라는 분위기도 파다했었다.
이에 따라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게된 국내 제약업계는 "정부가 미국의 압력에 밀려 너무 양보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시민단체는 "국민건강권이 무너질 것"이라고 반대했다.
◇무엇을 양보했나=제약업계는 의약품 허가와 특허의 연계를 인정한 부분이 가장 큰 '패착'이라고 주장한다. 골자는 특허기간 중 국내 업체가 제네릭(복제의약품) 약품에 대해 식약청에 허가신청을 한뒤 미국 제약사가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면 허가절차가 자동적으로 정지되도록 한 것이다.
이 경우 오리지널약의 특허 기간이 끝남과 동시에 제네릭 의약품의 출시가 가능하던 현 시스템은 무력화되고 만다. 사실상 특허기간이 연장되는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고, 이는 오리지널약을 보유한 미국 제약사의 이익으로 돌아가게 된다.
제약협회 인사는 "오리지널약의 특허기간이 늘어나는 거나 마찬가지로 제네릭에 의존하는 국내업계에는 불행"이라고 우려했다.
포지티브 리스트제에 따른 경제성 및 약가 평가 결과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독립적 이의신청 기구 설립 허용도 자칫 제도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는 사안으로 여겨진다.
복지부는 원심의 결정은 번복할 수 없도록 보완장치를 뒀다고는 하지만 원안에서 미국의 요구가 반영되는 쪽으로 크게 후퇴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와 함께 품목허가시 제출된 안전성·유효성 자료에 대해 최소 5년간 보호해 주도록 한 것도 미국 제약사가 원했던 내용이다. 한미간 설치키로 합의한 의약품/의료기기 위원회를 통한 간섭과 제약도 심해질 전망이다.
반면 당초 미국이 요구했던 △제네릭 의약품의 약가협상제 △물가인상에 연동한 약가 인상 △경제성 평가 통과시 무조건 건강보험 등재 등은 철회됐다.
전문직 상호인정과 GMP(우수의약품제조기술), 제네릭의약품 허가의 양국 상호인정 협력, 윤리적 영업관행 등은 합의를 이뤘으나 대세에 영향이 없는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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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9000명 퇴출될 것"=협상 결과에 대해 전만복 의약품 분야 협상단장은 "지킬 것은 지키고 국내 제약산업의 체질개선을 위해 필요한 부분은 합리적으로 검토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제약업계와 시민단체의 의견은 정 반대로, 사실상 미국의 요구를 거의 대부분 수용했을 뿐 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제약업계는 포지티브 리스트제와 함께 FTA가 업계의 근간을 뿌리채 훼손할 것이라는 원성이 자자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중소업체들의 도산으로 5년간 9000여명이 퇴출되고 제네릭 약품시장이 축소되면서 5조원 가량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는 약값이 비싸져 환자들에게 피해가 갈 것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건강세상네트워크 조경애 대표는 "국민건강과 생명을 미국시장에 내주는 꼴로 약값 적정화방안의 효과도 사라지게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예상됐던 결과(?)=미국은 보건복지부의 약값 대비 효능이 인정된 약만 건강보험에 등재하는 포지티브리스트 시행을 빌미로 전체 협상을 중단하는 등 초강수를 뒀었다. 때문에 한때 의약품 분야 협상이 최대 쟁점으로 부각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측이 갑자기 포지티브 리스트제를 수용하면서 의약품 협상은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다. 그 배경을 두고 미국측 요구사항이 대거 수용하기로 약속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고, 뚜껑이 열리면서 의혹은 현실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