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명내 평균 3억~4억 모아 채권 금 등에 투자
올해 60대 초반으로, 펀드 투자경력 4년의 김모씨는 최근 주가연계증권(ELS) 투자금 3억원을 조기청산하고 펀드에 넣어두었던 5억원도 손절매했다.
기대한 수익률을 얻기는커녕 손실만 본 김씨는 4억원을 사모펀드에 넣기로 했다. 해외채권형 사모펀드에 2억, 주식과 채권의 중간형태인 메자닌펀드에 2억원씩이다. 펀드투자로 적잖은 손해를 본 터에 일반예금으론 수익을 제대로 낼 수 없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돈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사모펀드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은행 상품이 장기화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적절한 투자처를 찾기 힘든 여파다. 일종의 '계'로 볼 수 있는 사모펀드는 전문지식이 부족해 직접투자는 못하지만 일정한 위험을 감수해 고수익을 얻으려는 자산가의 구미를 당긴다.

은행들도 프라이빗뱅킹(PB)센터를 중심으로 사모펀드 조성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개인별로 적게는 1억원, 많게는 수십억원씩 모아 펀드를 조성한다. 개인투자 규모는 대개 3억~4억원이다. 이렇게 조성된 사모펀드의 평균 기대수익률은 15% 안팎이다. 사후관리가 가능한 것도 자산가의 마음을 끈다. 사모펀드는 투자인원이 50명을 넘지 못하게 돼 있어 투자현황을 파악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경기가 최소한 더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큰손의 투자성향도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실제 관심있는 투자처로 사모펀드를 조성해달라고 은행에 역제안하는 자산가도 있다고 한다.
옥진주 하나은행 PB본부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사모펀드도 성향에 따라 안정형과 공격형이 있는데 올 2~3월까지만 해도 안정형이 선호됐으나 최근에는 위험을 감수하려는 공격형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부터 사모펀드 9개를 만들어 모두 590억원을 조성한 국민은행은 연내 100억~200억원의 규모를 추가로 조성할 예정이다. 포트폴리오와 시장상황에 따라 사모펀드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투자대상은 국내기업이 발행한 외화표시채권이나 금 오일 같은 원자재, 지수연계상품 등으로 다양하다.
신한은행도 올 상반기 여러 가지 사모펀드를 만들었는데 외화표시채권, 회사채, 기업어음(CP), 에너지오일펀드, 금융공학펀드, 기초자산(주가지수, 개별종목, 미국의 부동산지수) 연계상품 등에 투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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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은 수요가 있어 펀드가 계속 조성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다만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면 사모펀드 보다는 공모펀드가 활성화돼 사모펀드 열기가 수그러들 가능성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안정되면 공모펀드가 속속 출시되겠지만 사모펀드가 틈새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