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인터뷰]박지영 컴투스 대표…가정도 회사도 함께 일궈

"사장님이 수유실에서 뭐하시는 걸까."
모바일게임업체컴투스(32,950원 ▼50 -0.15%)사무실에는 최근 이색적인 광경이 연출되고 있다. 사장님의 수유실 방문이다. 수유실에 무슨 문제가 생긴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사장님은 이곳의 열혈 이용자다. 잦은 방문으로 직원들을 당황스럽게 한 주인공은 박지영 대표(34).
박 대표는 올해 초 둘째아이를 출산했다. 2007년 첫째딸을 출산한 후 이번에 둘째아들을 낳았다.
"처음에 수유실에 들어가니 안에서 편하게 쉬던 직원들이 깜짝 놀라기도 했어요. 사장님이 수유실에 들어왔다는 사실이 이상했나봐요. 하지만 이제는 워낙 자주 가다보니 직원들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해요."
◇ 두 아이의 엄마, CEO
출산과 육아에 있어서 박 대표는 일반 직원과 똑같은 길을 걸었다. 출산휴가 3개월을 거쳐 회사에 다시 복귀했다. 육아문제를 고민하는 것도 다른 직원들과 다를 게 없다. 그러다보니 직원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의 흔적도 묻어난다.
현재 컴투스는 탄력적인 출퇴근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개인들의 사정에 따라 오전 9∼10시 사이에 아무 때나 출근할 수 있다. 아이들을 어린이방 등에 보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기 위한 배려다. 근무시간은 출근 후 9시간이다.
여기에 6~7세 자녀들을 위해 유치원비를 15만원씩 지원한다. 올해 초에는 직원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임산부를 위한 '맘스룸'도 꾸렸다. 박 대표가 이용하는 수유실이 있는 곳이다.
이쯤되면 여성들이 근무하기 가장 좋은 회사다. 다른 회사에 비해 여성임원 비율이 높기는 하지만 역차별은 없다고 박 대표는 강조한다. "가정이 있는 여성들을 특별히 대우해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똑같은 직원일 뿐이에요. 다만 '아기엄마니까 이런 일은 못하겠지'라는 편견은 없어요. 그런 측면에서 직원들이 마음의 안정을 가지는 거같아요."
컴투스는 지난 4월 노동부가 주관하는 '남녀고용평등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중소기업부문 대통령 표창도 받았다. 양성평등 사내시스템이 결실을 거둔 셈이다.
◇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컴투스

박 대표가 회사에 복귀한 이후 방점을 두는 사업 중의 하나가 온라인게임사업 진출이다. 모바일게임업체로는 처음으로 2007년 코스닥에 상장한 컴투스로서는 새로운 도전이다.
"코스닥 상장 이후 꾸준히 성장해왔지만 당장의 순익보다 미래 가치가 요구된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온라인게임과 같은 새로운 분야에 좀더 투자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컴투스는 이달 중으로 온라인 골프게임 '골프스타'의 비공개서비스(CBT)에 나설 예정이다. '골프스타'의 성과에 따라 앞으로 확정된 라인업을 공개하기로 했다. 개발사 인수도 기회를 엿보고 있다.
컴투스의 현재 온라인게임 관련 인력은 전체 260명 직원 중 56명가량이다. 박 대표는 앞으로도 이 비율은 유지할 계획이다. 네트워크게임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모바일게임을 위해서도 온라인게임 투자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캠퍼스 커플로 만난 남편 이영일 컴투스 부사장과 함께 모바일게임이라는 낯선 분야를 개척한 창업자답게 도전정신만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를 위해 컴투스는 스마트폰용 게임과 모바일 기능성게임 등에도 꾸준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용 게임의 경우 국내 이용자만 보면 수요가 적지만 전세계로 범위를 넓히면 의미가 있어요. 아이들을 위한 기능성 게임도 점차 수요층이 확대되는 상황이에요. 해볼 만한 싸움입니다."
2003년 미국 '타임'으로부터 '세계 14대 기술 대가'(Global Tech Guru)로 선정되기도 한 박 대표는 그해 소프트웨어산업 발전 유공자 국무총리 표창장 수상자이기도 하다.
젊은 최고경영자(CEO)들이 많은 벤처업계에서도 젊은층에 속하는 박 대표. 옥탑방에서 시작된 그의 작은 꿈은 현재 전세계 40여개 국가에 130여종의 게임을 서비스하는 글로벌업체로 영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