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트푸즈, 호주서 이름 마케팅 펴다 곤욕…오히려 매출은 늘어

노이즈마케팅인가, 실패한 마케팅인가.
미국 식품업체 크래프트푸즈가 호주에서 신제품 이름 공모에 나섰다가 호된 구설수를 치뤘다.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크래프트푸즈는 지난 7월 호주에서 크림치즈가 혼합된 베지마이트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소비자에게 제품 이름을 지어달라는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호주인들이 빵이나 크래커에 즐겨 발라 먹는 베지마이트는 한국의 김치나 된장처럼 일종의 '국민 기호식품'이다.
크래프트푸즈는 초기 판매 제품들의 디자인을 통해 이름 공모 계획을 홍보했다. 제품 병 겉면에 '이름을 지어달라'(NAME ME)는 문구를 넣어 슈퍼마켓에 공급했다.
공모기간 동안 이 제품은 300만 병 이상 팔려나가며 뜨거운 호응을 낳았다. 소비자들이 응모한 이름만 해도 5만개가 넘었다.
지난 9월26일 축구리그 결승전 경기에서 당선작을 발표하면서 사단은 벌어졌다. 인터넷 투표 등을 통해 뽑힌 이름은 '아이스낵2.0'(iSnack2.0).
그러나 뜻밖에도 소비자들의 격렬한 '분노'가 이어졌다. 한 마디로 호주적 색채가 전혀 나지 않는 당치도 않은 이름이라는 것이 주된 불만이다.
이같은 '안티' 분위기는 조직적으로 표출되며 트위터에는 수천개의 반대 글이 올라왔고 페이스북 등 웹사이트에서는 공개적인 비난이 폭발적으로 일어났다. 미국 회사인 크래프트푸즈가 호주의 자존심을 농락하는 '문화적 범죄'를 저질렀다고 호주인들은 분노했다.
결국 크래프트푸즈는 이름을 교체하겠다고 '항복' 선언했다. 곧바로 재투표에 들어가 치지바이트(Cheesybite)라는 새이름을 선정했다. 크래프트는 이와함께 아이스낵2.0 이름의 제품 50만 병을 2~3개월 안에 회수하기로 했다.
이처럼 크래프트푸즈의 마케팅은 큰 홍역을 치렀지만 뜻밖에도 매출은 호조세를 보였다. 아이스낵2.0의 매출은 첫 2주 동안 기존 제품에 비해 47%나 높았다. 특히 기존 베지마이트의 매출도 영향을 받지 않아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잠식효과)도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로 크래프트의 경영진들은 오히려 자신감을 내비쳤다. 베지마이트에 대한 소비자들의 열망을 깨닫게 됐다며 맛만 좋다면 소비자들은 언제든지 제품을 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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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 1985년 실패로 그친 코카콜라의 '뉴코크' 실험도 소비자들의 충성도를 강화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번 베지마이트 해프닝 역시 학계에서는 인터넷 마케팅 효과에 대한 연구사례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