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오르면 펀드서 돈 빼던 투자자, 1800 넘자 변화?

주가 오르면 펀드서 돈 빼던 투자자, 1800 넘자 변화?

김진형 기자
2010.09.30 08:15

지수 상승에도 펀드 신규 투자 증가.."추가 상승 기대로 투자심리 풀려"

'증시 상승→펀드 자금 유출 급증'.

지난해 이후 거의 공식화된 펀드업계의 자금 순환 구도다.

주가가 상승하면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로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는게 일반적이지만 2007년~2008년 증시 폭락 이후 투자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원금이 회복되면 우선 본전부터 확보하려는 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펀드 자금은 반대로 움직여왔다.

코스피지수가 오를 때마다 이런 움직임이 반복되면서 펀드업계에서는 과거 2007년 펀드 투자 열풍 당시 밀려 들었던 자금이 한차례 빠져 나갈 때까지는 악순환의 해소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해 왔다.

하지만 코스피지수가 1800선을 넘어 1850선까지 오른 최근 다시 선순환의 구도로 전환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에 변화가 일고 있다는 분석이다.

29일 펀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ETF 제외)는 최근 15일 연속 자금이 순유출됐다. 규모는 2조7347억원에 달한다. 여기까지는 지수가 상승하면 자금 순유출이 증가하는 기존의 패턴 그대로다.

특이한 점은 지수가 상승할수록 순유출 규모는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순유출액은 지난 13일 5342억원을 정점으로 이후 꾸준히 줄어들어 지난 27일에는 181억원까지 떨어졌다. 코스피지수는 1800선 초반에서 1860선까지 올라왔지만 이 기간 펀드 자금 순유출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미 환매 물량이 나올 만큼 나왔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환매 못지 않게 새롭게 펀드로 유입되는 자금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눈여겨 볼 대목이다. 신규 유입액이 늘어나다 보니 순유출(펀드 가입-펀드 해지) 규모도 감소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국내 주식형펀드의 일별 설정액(신규 가입) 추이를 보면 15일까지만 해도 1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16일 1117억원을 기록하더니 27일에는 1879억원까지 증가했다. 특히 일부 기관 등의 뭉칫돈이 일시적으로 들어와 나타난 현상이 아니고 공모펀드로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연일 유입되고 있다.

물론 최근 며칠간의 움직임만으로 펀드 시장의 자금 순환 구도가 변화했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돌파했을 때보다는 분명 투자 분위기가 좋아졌다"며 "코스피지수 2100까지 경험했던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코스피지수 1700은 2000까지 너무 멀어 보였지만 이제는 고지가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서 추가 상승에 무게를 두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올 초 이후 계속돼 온 유럽 재정 위기, 더블딥 우려 등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등락을 거듭하던 시장이 최근 전고점을 뚫고 1800선까지 상승하자 추가 상승 기대감이 커졌고 그 결과 펀드 환매는 줄고 새로 투자하려는 자금은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외국인, 연기금 등이 꾸준히 매수하면서 개인들의 투자심리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개인들은 보통 시장에 후행적인 투자를 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1800선을 넘어 1900선까지 근접해 가는 최근의 시장 움직임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며 "2000까지 갈수도 있겠다, 더 늦기 전에 들어가자라는 심리가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서 연구원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또다시 불거지면 다시 펀드 환매가 증가할 우려는 여전하다"며 "증시가 조금씩이라도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런 추세가 지속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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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금융부장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진형 금융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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