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환율 동반상승에 체감가격 더 높아져
#서울에서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K씨는 주유소에 들렀다 깜짝 놀랐다. 평소 자주 다닌 주유소였는데 휘발유 가격이 1주새 리터(ℓ)당 50원이나 급등했기 때문이다.
답답한 마음에 주유소 직원에게 기름값이 오른 이유를 물었지만 속시원한 답을 듣지 못했다. 차계부를 꼼꼼히 쓰는 K씨는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할 계획이다.

이달 들어 휘발유 가격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전국 주유소의 ℓ당 평균 휘발유 가격은 첫째주 1729.1원에서 둘째주 1740.6원으로 상승한 후 셋째주 1767.6원으로 가파르게 올라 2008년 8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서울지역만 보면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12월 둘째주 기준)은 7개월 만에 ℓ당 1800원대를 돌파했다. 특히 서울에서 가장 가격이 높은 곳으로 알려진 경일주유소(여의도 국회 앞 위치)의 경우 지난 20일 휘발유 가격이 2135원을 기록했다. 이날 ℓ당 2000원이 넘는 주유소는 서울 27곳 등 전국에서 30곳으로 집계됐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 휘발유 가격이 ℓ당 1700원 안팎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며 "이달 들어 국제 휘발유 가격(싱가포르 국제시장 가격 기준)과 환율이 동반 상승하면서 국내 휘발유 가격이 크게 올라 소비자들의 민감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휘발유 가격은 국제가격과 환율, 국내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결정된다"며 "단기간에 국제 휘발유 가격이 10% 이상 오르면서 12월에만 40~50원가량 상승했다"고 말했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11월 첫째주 89.1달러에서 12월 첫째주 95.4달러로 7% 이상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같은 기간 1120.3원에서 1161.3원으로 3.7% 상승했다. 환율을 감안한 국제 휘발유 가격은 ℓ당 628.2원에서 696.7원으로 11% 가까이 급등했다.
국제가격의 변동은 통상 2주 뒤 국내에 반영되는데 국내 휘발유 가격은 11월 셋째주 1715.5원에서 12월 셋째주 1767.6원으로 3.0% 오르는데 그쳤다. 그러나 국제 휘발유 가격이 이달 둘째~셋째주 99달러로 첫째주보다 5달러가량 오른 점을 감안하면 국내 가격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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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국제가격이 배럴당 147.30달러까지 치솟은 2008년 7월에 ℓ당 1950.02원(7월16일)까지 올랐다.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같은 해 12월 ℓ당 1287.45원(12월30일)으로 최저점을 기록했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그동안 유가 상승세를 고려하면 당분간 국내 휘발유 가격이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다만 현재 국제유가는 실물요인보다 금융요인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돼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가 받쳐주지 않으며 현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