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당선 무효 벌금 100만원→300만원, '공직선거법 개정안' 발의
정치권이 선거 범죄로 인한 당선 무효 요건을 당선인에게 유리하도록 대폭 수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3일 국회에 따르면 김충환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1일 여야 의원 20명과 함께 당선 무효 조항을 수정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당선인이 선거범죄로 기소돼 벌금 300만원 이상을 선고받았을 경우 당선이 무효가 된다. 현행 선거법은 벌금 100만원만 받아도 공직을 박탈하게 돼 있다.
아울러 개정안은 선거사무장과 선거사무소 회계책임자, 후보자의 배우자, 직계존비속의 선거범죄로 인한 당선무효 요건도 벌금 300만원 이상에서 벌금 700만원 이상으로 대폭 손질했다. 또 이들이 선거운동기간 전후 180일 이내에 한 행위로 벌금 700만원 이상을 선고받았을 때만 당선무효가 되도록 했다.
현행 선거법에서는 선거 전후 180일 이내가 아니더라도 선거사무장 등이 '매수 및 이해유도죄', '당선무효유도죄', '기부행위의 금지제한 등 위반죄', '정치자금 부정수수죄'로 벌금 300만원 이상을 선고받을 경우 당선은 무효가 된다.
김충환 의원은 "현행 공직선거법은 개별 법관의 양형 판단에 따라 일정액 이상의 벌금형만 받으면 수만 또는 수백만 유권자의 정치적 의사표시 결과를 무효화시킬 수 있는 지나치게 포괄적인 제재 규정이 들어 있어 대의제 민주주의 원리와 충돌한다"며 법안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정치권의 이같은 시도에 대해 "높아지는 국민의 도덕적 윤리적 요구에 반해 '비리'의 범위를 축소하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달에도 임동규 한나라당 의원이 후보자의 직계존비속이 기부행위를 하거나 정치자금법 등을 위반해 벌금 300만원 이상을 선고받을 경우 후보자의 당선을 무효화하는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가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인들은 이같은 법 개정이 '현실화'라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국민 눈에는 '더 썩어가겠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치적 혐오감만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독자들의 PICK!
이어 "현재도 법원이 판결을 할 때 공직을 박탈할 정도의 범죄인지 판단해 형량을 결정한다"며 "당선자 본인 범죄의 경우 기준을 300만원으로 올려도 박탈될 사람은 박탈될 것이기 때문에 정치인들에게 실익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