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귀재' 워런버핏도 OOO만은 꼭 챙긴다

'투자귀재' 워런버핏도 OOO만은 꼭 챙긴다

임상연 기자
2011.06.08 15:45

[임상연의 머니로드]

2008년 '오마하의 현인'이라고 불리는 워런버핏은 재간접 헤지펀드 전문운용사인 프로테제파트너스(protege partners)와 흥미로운 내기를 벌였다.

향후 누가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리느냐는 것이다. 이 내기에는 판돈만 32만 달러(약 3억5000만원)가 걸렸다.

만만찮은 상대인 헤지펀드를 누르기 위해 워런버핏이 선택한 투자대상은 뭘까?

잘나가는 주식도 투기상품인 파생상품도 아니었다. 현란한 투자기술 따윈 필요 없는 인덱스펀드였다. 당시 워런버핏은 인덱스펀드 전문 운용사인 뱅가드의 'S&P500 인덱스펀드'에 베팅했다.

워런버핏과 헤지펀드와의 내기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아직 7년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결과를 예단하긴 힘들다.

하지만 궁금한 것은 워런버핏의 선택이다. 그는 왜 헤지펀드의 경합 대상으로 인덱스펀드를 선택했을까. 판돈뿐만 아니라 명예까지 걸린 내기에서 말이다.

이유는 바로 수수료(보수)에 있다. 워런버핏은 장기투자에서의 수익률 향방이 저비용에 있다고 봤다. 수수료가 낮은 인덱스펀드가 고비용인 헤지펀드를 이기는 것에 베팅을 한 것이다.

흔히 개인들은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할 때 수수료나 보수는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수익률만 높으면 수수료는 어찌되든 상관없다는 식이다. 하지만 수익률은 미래의 일이고 수수료나 보수는 현실이다. 수익이 나든 안 나든 자산을 갉아먹는 비용이란 얘기다.

상승장에서야 수수료나 보수의 차이가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최근처럼 조정장이 이어질 경우 그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장기 투자자에게 수수료나 보수는 향후 투자성과를 판가름 짓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워런버핏이 선택한 S&P500 인덱스펀드의 연간 수수료는 연 0.15%에 불과하다. 반면 헤지펀드는 성과보수를 제외한 기본 수수료만 연 3~4%가 넘는다. 인덱스펀드가 헤지펀드보다 최고 연 3.85%포인트 가량 먹고 들어가는 것이다. 10년이면 38.5% 정도 차이가 나는 셈이다.

국내 펀드도 마찬가지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코스피200 인덱스펀드의 연 평균 보수는 0.97%로 주식형펀드(1.79%)보다 0.82%포인트, 헤지펀드(4%)보다는 최고 3.03%포인트 가량 저렴하다. 이는 단순히 펀드 보수만 비교한 것으로 운용에 따른 주식매매수수료까지 포함할 경우 비용 차이는 더 커진다.

저금리와 고령화로 주식이나 펀드에 대한 중장기 투자가 대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투자를 결정할 때 미래에 발생할 수익률보다는 현실적인 비용부터 챙기는 것이 현명한 자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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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연 미래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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