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 펀드', 정리하면 뭐하나 또 우후죽순인데…

'자투리 펀드', 정리하면 뭐하나 또 우후죽순인데…

김성호 기자
2011.07.13 14:06

올 들어 신규 설정펀드 자금몰이 고전…'정리해도 또 생기고' 악순환 계속

자산운용사 및 펀드 판매사들이 소규모 펀드, 이른바 '자투리 펀드'를 대폭 정리키로 했지만 여전히 자금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펀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업계에선 기존 소규모펀드를 정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신규 펀드설정에 대한 규제 역시 강화해 소규모펀드가 양산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올 1Q 신규 주식형펀드 41개 중 25% 50억 미만

1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1분기 설정된 공모형 주식형펀드는 총 41개로, 이중 11개의 설정액이 50억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시장법상 설정된지 1년 이후에도 설정액이 50억원 미만인 펀드의 경우 자산운용사가 금융위원회의 승인 없이 펀드를 해지할 수 있는데, 통상 이들 펀드를 자투리펀드 또는 소규모펀드로 정의하고 있다.

올 1분기 설정된 펀드들을 소규모펀드로 간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하지만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보통 신규 펀드 설정과 동시에 마케팅을 병행하기 마련"이라며 "초기 자금몰이에 실패하면 이후 신규로 설정되는 펀드 등에 밀려 사실상 자투리펀드로 남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말했다.

펀드별로 살펴보면 지난 12일 현재 'IBK삼성나눔매수목표달성 1[주혼]'의 설정액이 43억원을 기록 중이며, '키움작은거인 1[주식]Class A'와 '현대현대그룹플러스자 1[주식]종류C-s'이 각각 15억원, 11억원이다.

또, '미래에셋목돈관리목표전환자 6[주혼]종류A'와 '삼성프리미엄코리아베스트 1[주식]_A', '유리3대그룹1.5배레버리지목표전환자 1[주혼-파생]C/A', '현대VEXA가치압축목표전환 1[주식]' 등은 설정액이 10억원이 채 안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판매사 한 관계자는 "고객 대부분이 설정된 지 오래됐거나, 수익률이 검증된 펀드 가입을 희망한다"며 "운용상 별다른 특징이 없는데 굳이 리스크를 안고 신규 펀드에 가입할 이유를 찾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존 펀드 정리에만 주력…총량비율제 도입 필요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국내 펀드 수는 총8687개로, 전세계적으로 룩셈부르크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결과에는 설정액 50억원 미만의 소규모 펀드가 크게 한 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5월 말 현재 전체 공모 추가형펀드 3318개 중 50억원 미만 소규모펀드는 1882개에 달하고 있다. 국내에 설정된 전체 펀드 중 21%가 소규모 펀드인 것.

이처럼 펀드 난립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자 최근 자산운용사와 펀드판매사들은 소규모펀드 644개를 정리키로 했다.

그러나 문제는 기존 소규모펀드를 정리하는 것으로 펀드 난립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향후 소규모펀드로 전락할 소지가 충분한 펀드들이 계속 속출되는 상황에서 악순환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

따라서 소규모펀드 총량비율제 등을 도입해 소규모펀드가 양산되는 시발점도 함께 손을 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소규모펀드 총량비율제란 자산운용사의 소규모 펀드가 전체 펀드에서 일정비율을 넘을 경우 신규 펀드 설정을 제한하는 것이다.

김재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내 자본시장 규모를 감안할 때 공모형 주식형펀드(추가형)가 3000개가 넘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그동안 업계 자율적으로 소규모펀드를 정리토록 했지만 제대로 이행되고 있지 않은만큼 총량비율제 등 법규 마련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소규모펀드 총량비율제 도입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소규모펀드가 난립하고 있지만, 규정을 통해 신규 펀드설정을 제한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판단된다"며 "일단 업계 스스로가 소규모펀드를 대대적으로 정리 중이고, 소규모펀드 정리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당분간 업계 자율에 맡겨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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