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들어 증시 급락, 자금 여력 없는 펀드 대출자 '강제 환매 발생'
펀드를 담보로 대출을 받은 직장인 김 모씨는 지난 9일 지수가 70포인트 가량 급락했을 당시 자신의 펀드가 강제로 환매되는 황당한 일을 당했다.
지난해 12월 지수가 2000선을 찍었을 때 김씨는 1000만원을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했다. 그리고 국내 증시가 2100선 넘어선 지난 6월 펀드를 담보로 600만원을 대출을 받았다.
그는 하반기 장밋빛 전망에 대출 받은 금액을 다시 다른 국내 주식형 펀드에 넣었다. 그러나 8월 들어 미국 신용 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 위기 등으로 주가는 급락했고 펀드 손실 폭은 20%를 넘어섰다.
김씨의 펀드 평가금액은 담보유지비율(140%)인 840만원 이하로 줄어들었다.
주가 급락에 철렁 내려앉은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전에 그는 증권사로부터 대출금을 갚으라는 연락을 받았다. 갚지 못할 경우 담보로 잡힌 펀드를 강제로 처분해 회수할 수밖에 없다는 경고까지 받았다.
결국 그는 돈을 갚을 여력이 안됐고 증권사로부터 결국 강제 환매(반대매매)를 당했다. 강제 환매를 당한 김씨가 손에 쥔 돈은 200만원에 불과했다.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800만원을 날린 셈이다.
김씨처럼 펀드담보대출을 받은 투자자들이 대출상환 압력에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주가 급락으로 펀드 평가금액이 담보유지비율 이하로 떨어지면 금융회사에서 대출 상환 요구가 들어온다. 이에 응하지 못하면 펀드 강제 환매라는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증권사들은 고객을 상대로 펀드 평가액이 대출액의 140% 이하로 사흘 연속 떨어지면(담보유지비율 140%) 반대매매를 통해 대출금을 회수하거나 추가 담보를 내도록 하고 있다.
만약 이 기준을 밑돌면 줄어든 날로부터 사흘 이내에 대출금을 갚거나 추가로 입금을 해야 한다. 그러나 여유자금이 없는 투자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강제 환매를 당할 수밖에 없다.
이달 들어 A 증권사의 반대매매 규모는 20억원을 육박했다. 특히 지난 9일 지수가 폭락했을 때 반대매매 규모가 6억원을 기록,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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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B 증권사에서는 이달 들어서만 담보부족계좌가 수십 계좌에 이르렀고 이중 5건에 대한 강제 환매가 이뤄졌다.
현재는 증권사 위주로 강제 환매가 나타나고 있다. 펀드 담보대출자가 더욱 많은 은행들은 최대한 강제 환매를 자제하고 있지만 발등에 불이 떨어지긴 마찬가지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담보가 부족해지면 고객에게 알려 자발적인 환매 또는 일부 환매 등의 방법으로 대출을 갚도록 유도하고 있어 강제 환매를 가급적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며 "펀드담보대출은 단기간에 급전이 필요할 땐 유용할 수 있지만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을 감안해 1년 이상은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