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운용사, 돈 벌고도 겉으론 '적자' 왜?

외국계 운용사, 돈 벌고도 겉으론 '적자' 왜?

임상연 기자, 엄성원, 구경민
2011.10.14 06:08

亞 본부 경비 할당 명목...수익 줄어도 고배당 하기도

국세청이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에 대한 첫 세무조사에 나선 가운데 외국계 운용사들의 회계처리 및 고배당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외국계 운용사들은 아시아지역본부나 글로벌 본사의 운영경비 중 일부를 할당 받아 자체 비용으로 처리하고 있는데 그 비용산정이 적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느냐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이 비용이 기준 없이 자의적으로 처리되고 있다는 논란은 외국계 금융회사들 사이에서 널리 퍼져 있다. 실제로 영업비용이 들쭉날쭉인데다 적자에도 대규모 배당을 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영업수익 늘어도 적자, 그리고 고배당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재 전체 자산운용사는 81개사로 이 중 22개사가 외국계다. 외국계 운용사는 대주주 지분이 50%를 넘는 운용사를 말한다. 2007년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 붐을 타고 외국계 운용사들의 진출이 급증했다.

프랭클린템플턴운용은 지난 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 영업수익이 전년대비 12% 가량 증가한 279억원을 기록했지만 적자는 오히려 -7억원에서 -41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영업비용이 318억원으로 21%이상 급증했기 때문이다. 프랭클린템플턴운용은 또 2009회계연도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 자본금의 60%가 넘는 180억원을 배당하기도 했다.

피델리티자산운용는 지난 회계연도 영업수익이 전년대비 8% 이상 감소했지만 영업비용은 오히려 13% 이상 증가해 당기순이익이 56억원에서 8억원으로 급감했다.

슈로더투신운용은 지난 회계연도 영업수익보다 영업비용 감소폭이 컸지만 당기순이익은 226억원에서 165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슈로더투신운용은 영업수익 감소에도 불구 지난 6월 당기순이익의 90%가 넘는 150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도 했다.

◇세무조사로 회계처리 기준 명확히 해야

외국계 운용사들은 대부분 아시아지역본부를 두고 있다. 진출 국가마다 운용과 관리조직을 두는 것은 비용면에서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이들 아시아지역본부에서는 해외 주식형펀드 등의 위탁운용이나 리서치 등 후선업무를 지원하고 이에 대한 대가를 받고 있다. 일부는 글로벌 본사에서 이를 대행하기도 한다.

업계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이 각국에 자산운용사를 설립해 완벽한 운용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 같은 지역본부를 설립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현지법인들을 지원하기 위한 비용이 발생하는데 이를 각 회사들이 분담하는 구조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아시아지역본부나 글로벌 본사에 지불되는 비용이 적정하느냐는 것이다. 일부 외국계 운용사들이 막대한 영업수익을 올리고도 적자를 기록하는 것은 이 같은 비용 처리방식 때문이란 지적도 나온다. 외국계 운용사들이 이 비용처리 방식을 투명하게 밝히지 않으면서 고의 적자에 따른 세금 탈루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다.

자산운용사 한 고위관계자는 "해외 펀드의 경우 본사에서 위탁운용해주고 그에 대한 위탁운용보수를 내는 것과 리서치 등에서의 업무 도움을 받는데 있어 비용을 내는 것은 문제가 될 것이 없다"며 "하지만 이익의 얼마를 비용으로 내는지 등의 정해진 기준이 없어 돈을 많이 벌면 많은 돈을 해외 본사에 지불할 수 있어 이 경우 세금탈루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시아지역본부의 인력 중에는 운용이나 후선업무 지원 인력도 있지만 단순히 사무소 유지를 위한 인력들도 있다"며 "이처럼 불필요한 비용까지 지불하는 것 아닌지 명확한 따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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