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1곳당 평균 계열사 10년새 13개 증가···재계 "신규사업 진출로 불가피해"
대·중소기업 상생, 골목상권 보호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대기업집단의 몸집 부풀리기를 통한 경제력 집중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는 신사업 진출을 위한 인수합병(M&A) 등을 위해 계열사 확대가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대기업 계열사 1년 만에 277개 증가 =12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2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따르면 자산총액 기준 5조원 이상인 63개 대규모 기업집단의 계열사수는 총 1831개로 전년에 비해 277개 불어났다.
특히 이전부터 상호출자제한집단에 속해 있던 대기업의 계열사 확장이 두드러졌다. 전체 63개 기업집단의 평균 계열사수는 29.1개로 전년에 비해 0.8개 증가했지만 2년 연속 지정된 54개 기업집단 계열사는 30.8개로 2.2개 늘었다.
대한통운을 인수한CJ(193,500원 ▲17,100 +9.69%)의 계열사수가 1년새 19개 늘었고 비씨카드와 팜슨을 각각 품은KT(59,200원 ▼400 -0.67%)와 동부의 계열사수가 18개씩 불어났다. 대성은 포디알에스 설립 등으로 계열사수를 12개 늘렸고 포스코와 현대백화점은 지분 취득, 인수 등을 통해 계열사수를 9개씩 불렸다.
초대형 빅딜을 통해 하이닉스를 품에 안은SK는 계열사수는 94개로 전년에 비해 8개 증가했다. SK는 재계 서열이 앞서는 삼성(81개)이나 현대자동차(56개)보다 계열사가 많았고, 재계 1위를 차지했다.

◇대기업 계열사 증가 억제 목소리 커져 =대기업 평균 계열사수는 지난 1997년 27.3개에서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에 18.1개까지 줄었다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기준이 자산총액 2조원 이상으로 변동된 지난 2002년 이후 10년째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대기업집단의 평균 계열사수는 지난해 28.3개로, 이미 이전 최고인 1997년 수준을 돌파했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계열회사간 상호 출자 및 채무보증이 금지되고 금융·보험사의 의결권이 제한된다. 이사회 의결 내용 등에 대한 공시 의무도 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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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같은 규제 장치에도 대기업의 확장은 멈추지 않고 있어 새로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은 "상위 그룹의 계열사 수 증가가 뚜렷하다"면서 "19대 총선에서 출자총액제한제도 부활, 순환출자 금지 등 대기업에 대한 경제력 집중 억제 공약이 이슈로 떠오른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재계 "신성장동력 확보위해 불가피" =물론 기업 입장에서도 할 말은 있다. 바이오, 신재생에너지 등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유관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선 계열 확장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경제 규모를 볼 때 계열사 확대가 오히려 더 자연스럽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10대 그룹은 계열사 증가가 미미하다며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10대 그룹의 계열사 증가 현황을 보면 삼성 3개, SK 8개, LG 4개, 롯데 1개, 포스코 9개, 현대중공업 3개, 한진 5개 등 총 33개사였다. 반면 현대차 그룹은 7개사가 감소했고, GS는 3개, 한화는 2개가 줄었다.
이를 감안할 때 지난해 10대 그룹의 계열사 증가수는 21개사로 전체 증가분의 1/10에 그쳤다. 10위권 밖에 있는 KT, CJ 등이 M&A를 하면서 피인수 업체에 딸려있는 계열사들이 자동으로 편입되는 부수효과가 대기업 계열사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정중원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출총제가 부활되고 순환출자가 금지돼도 대기업이 이를 회피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면 제대로 된 규제효과를 거두기 힘들다"며 "법적 규제와 함께 사회적 감시 의지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기업 계열 프랜차이즈들의 골목상권 철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최근 정보 공개가 가장 강력한 정책수단이 되고 있다"며 "계열사 현황이나 지배구조 등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공개해 대기업을 압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63개 기업집단의 주식소유현황과 지분구조를 분석해 오는 7월 출자구조 지분도를 공개할 예정이다. 채무보증현황과 지배구조현황, 지주회사현황, 내부거래현황 등도 잇따라 발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