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K-팝을 넘어 K-웨이브로 가는 길

[CEO 칼럼]K-팝을 넘어 K-웨이브로 가는 길

양유석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2012.04.13 05:00

K-pop(K-팝)으로 통용되는 한국 아이돌 그룹의 대중가요가 지난해부터 아시아를 넘어 북미, 남미, 유럽 할 것 없이 세계 곳곳의 젊은이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일본과 동남아 젊은이들이 조금씩 즐겨 듣기 시작한 K-팝이 거리나 정서상으로 훨씬 먼 미국, 남미, 유럽으로 까지 확산되기까지는 기획사들의 해외진출 준비와 마케팅 노력이 컸지만 미디어 환경 변화도 큰 역할을 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을 통해 K-팝이 전세계 사람들에게 동시다발적으로 확산돼 K-팝 가수들의 경쾌한 노래와 세련된 춤, 화려한 외모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것도 K-팝의 또 다른 세계화 배경이었던 것이다.

고무적인 것은 K-팝 외에도 신한류에 힘을 보태기 위한 노력이 다른 콘텐츠에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한류의 원조인 드라마가 K-팝과 함께 한류의 쌍두마차가 돼왔다.

2000년대 중반 '겨울연가'와 '대장금'으로 일본, 대만, 베트남 등 아시아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우리 드라마가 다시금 한류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콘텐츠 제작과 마케팅 능력이란 과제를 풀어야 한다.

이 과제의 해법은 드라마의 기획에서 제작, 유통 전체를 이끌어 가는 프로듀서, 작가, 연출자, 카메라 감독 등 제작진과 연기자, 드라마를 해외로 수출하는 마케터에 이르는 전문가 집단의 양적, 질적인 저변 확대에 있다.

전문인력 확대는 경쟁력 있는 드라마를 만들어 내는 기초체력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기초 체력을 튼튼히 해주는 것은 TV 단막극이다. 예산부족과 낮은 시청률로 한동안 TV에서 사라졌던 단막극은 신인 작가, 연출자, 연기자의 등용문 역할뿐만 아니라 실험적인 작품을 대중에게 선보여 경쟁력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의 탄생을 가능케 한다.

과거 우리 콘텐츠들은 '문화적 할인(Cultural discount)'의 어려움이 있었다. 우리와 다른 문화 시장에 진입했을 때의 언어, 관습, 선호 장르에 따른 차이로 세계시장 진입이 어려웠던 것. 이러한 문화적 장벽을 넘을 수 있는 콘텐츠로 다큐멘터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전세계인이 언어나 문화적 격차 없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가 많은 분야이기 때문이다. "BBC, NHK 등 세계적인 방송사들도 생각지 못한 흥미로운 소재를 발굴해서 제대로 된 다큐멘터리를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자금력이 뒷받침 된다면”이라는 전제가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미 우리는 ‘아마존의 눈물’이나 최근 방영된 ‘남극의 눈물’과 같이 시청자의 높은 관심을 이끌어낸 다큐멘터리 제작 경험을 가지고 있다.

모두 방송통신발전기금의 지원으로 제작되긴 했지만 그 제작비 수준은 BBC가 만든 명품 다큐의 1/10수준밖에 안된다. 자본이 뒷받침된다면 다큐멘터리도 K-팝이나 드라마같이 한류상품화 가능성이 높은 만큼 투자가들의 발길을 끌기 위한 방송사들의 노력이 배가돼야 할 것이다.

그동안 단품위주의 콘텐츠 수출이 한류를 이끌었던 것에서 탈피해 한류 문화상품이 다양화되고 있다. '나는 가수다' 포맷의 미국 수출, 지상파방송사의 미국 채널진출, CJE&M의 아시아 채널진출 등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선진국형 방송콘텐츠 사업구조로 진화하고 있다.

또한 3D방송·CG·증강현실 등 첨단 방송제작기법의 다양한 활용을 통한 제작방식의 개선 노력들도 한류의 미래를 밝게 하는 현실적 기반이 되고 있다. 특히 국산 방송장비의 성능개선으로 디지털방송 제작시스템 자체를 턴키방식으로 수출할 수 있는 길도 곧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한류는 일부 거품이 끼어 있다는 일부 비판이 있기는 하지만 이미 세계인의 문화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국가적인 차원을 넘어 아시아의 탈 헐리우드 선봉으로서 아시아의 세계적 지위와 시장으로서의 가치를 동시에 높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더구나 스마트폰과 스마트TV의 급속한 확산으로 양질의 콘텐츠라면 시·공간을 초월하며 세계인들에게 공유될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환경이다. 정부, 기업, 콘텐츠 생산자로 이어지는 삼각 협력 관계가 보다 공고히 하여 더 큰 K-wave(K-웨이브)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특히 자본력 확충을 통한 한류 콘텐츠 생태계의 선순환 발전, 성공경험의 확산 및 지원을 통한 시장의 다양성과 사업자들의 전문성 확보, 국내 시장에서의 치열하고도 공정한 경쟁을 통한 사업자들의 자생력 강화 등을 위한 민·관·학계의 지속적인 상생협력 또한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