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진의 정신건강 이롭게 하기]

5월은 모든 이에게 공평하게 따뜻한 햇살을 내려주고 가족의 고마움을 느끼게 하는 달이다.
건강하게 잘 자라준 아이들이 기특하고 사랑스럽다. 길러주신 부모님이 고맙고 새삼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준다.
평범한 가정이라면 하루 일과를 마치고 온가족이 모여 저녁식사를 하며 고단한 일들을 털어 놓고 위로 받는 경험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8살 소연(가명)이는 웬일인지 저녁이 돼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친구 집에서 저녁을 먹고 또 시간을 보낸다.
소연이 엄마는 낮부터 저녁 시간까지 술을 마시거나 취해서, 누워 자는 시간이 더 많았고 아이에게 눈길 한 번 주는 것도 저녁 한 끼 차려주는 것도 힘들어 했다.
어느 날은 술에 취해 넘어지기도 하고 자해를 하기도 했고 그런 자신의 모습을 아이에게 더 보여 주려하고 가족들에게 자신이 얼마나 힘든지 알아달라고 요구하기까지 한다.
소연이 엄마의 이런 모습에 남편은 지쳐서 무관심하게 대하거나 집에 들어오지 않는 것으로 피했다. 어린 딸은 밖으로만 나돌거나 엄마의 절규를 마치 남의 일처럼 외면하는 방식으로 생활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국 여성의 음주 실태를 보면 전체 여성의 55%가 음주를 하고 있고 그 중 5%는 매일 음주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에 비해 여성의 경우 체내 지방 비율이 높아 흡수된 알코올의 혈중 농도가 높아져 이로 인해 알코올 중독의 진행이 빠르다. 결국 치명적인 수준의 신체적 질환으로 진행이 되거나 사망률이 높아진다.
여성 환자들의 경우 사회적인 관계에서 어울리며 음주를 하기 보다는 주로 집에서 몰래 혼자 음주를 하면서 음주 사실을 숨기려해 문제가 드러나기 전까지 조기 진단이 어렵고 방치가 되는 경향이 많다. 또 여성의 음주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이나 중독자라는 낙인에 대해서도 더 심한 비난이 쏟아져 중증 이상으로 갈 때까지 치료 개입이 늦어지는 편이다.
여성 알코올 의존의 문제는 더 이상 그들의 일만은 아닌 가족 문제 또 다른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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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환자에 대한 치료적인 접근 또한 남성 환자와는 다른 점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고 중독 문제와 함께 우울이나 불안, 강박 장애, 섭식 장애, 어린 시절의 학대나 정신적 외상에 대한 복잡하고도 다양한 측면의 치료 과정이 요구 된다.
오늘도 소연이 엄마는 어린 시절의 무관심과 학대 받은 자신의 끔찍한 경험을 떠올리며, 분노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있다. 늦게 귀가하고 문제를 회피하는 남편에게 소외감을 느끼고, 살갑지 않게 대하는 어린 딸 때문에 술을 마시고 있다고 스스로에게 변명을 하고 있다.
엄마는 혼자만의 알코올 세계에 빠져 있고, 누구 하나 돌봐줄 사람이 없는 어린 소연이는 혼자서 숙제를 챙기고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5월은 어린 소연이에게 남들에겐 평범한 일상이 동화 속 환상처럼 느껴지고 엄마의 빈자리를 더 크게 만드는 잔인한 달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