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후 연매출 50억원 안팎 정체…장비 판매 중심 구조에 성장성 한계
올해 글로벌 빅파마 대상 첫 SW 포괄 라이선스 계약…3년 내 비중 역전 목표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69,400원 ▲200 +0.29%)(큐리옥스)가 소프트웨어(SW) 사업 확대를 통해 실적 체질 개선에 시동을 건다. 세계 최초 비(非)원심분리 기반 세포 분석 자동화 기술로 주목받았던 큐리옥스는 장비 중심 매출 구조에 최근 수년째 부진한 실적을 이어왔다. 다만 올해부터는 보다 높은 확장성과 수익성을 보장하는 소프트웨어 '플루토 코드'(Pluto Code) 기반의 사업 구조 전환을 본격화한다는 목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큐리옥스는 최근 세포 분석 자동화 소프트웨어 플루토 코드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플루토 코드는 큐리옥스의 핵심 기술인 'C-FREE'를 기존 액체처리 워크스테이션에 구현할 수 있도록 한 소프트웨어다. C-FREE는 세포 분석 과정에서 수십 년간 사용돼온 원심분리 공정을 대체하는 큐리옥스의 비원심분리 세포 세척 기술이다. 액체처리 워크스테이션은 시약 분주와 혼합, 샘플 처리 등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연구실 자동화 장비로 글로벌 제약사와 연구기관에서 널리 사용된다. 별도 장비 도입 없이 기존 워크스테이션에 설치할 수 있다는 점이 플루토 코드의 특징이다.
큐리옥스는 세포 분석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원심분리 공정을 대체할 수 있는 자동화 기술을 개발한 기업이다. 세포 손상을 줄이고 분석 데이터 재현성을 높일 수 있다는 강점을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사와 연구기관을 고객으로 확보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다만 상업화 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상장 첫해인 2023년 68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52억원으로 감소했고, 106억원이던 영업손실은 123억원으로 악화됐다. 장비 판매 중심 사업 구조가 실적 성장 한계 요인으로 지목된다.
세포 분석 자동화 장비는 고객사 도입 검토 기간이 길고 매출이 특정 분기에 집중되는 특성이 있다. 큐리옥스 역시 '플루토 LT', '플루토 HT' 등 장비 판매와 소모품 매출이 주요 수익원이었다. 기술력은 검증됐지만 시장 확산 속도가 기대보다 더뎠던 이유다.
김남용 큐리옥스 대표는 "앞선 기간이 기술 개발과 시장 검증의 단계였다면 앞으로 5년은 확산과 표준화의 시간"이라며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지만, 실적 구조를 개선할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우려가 뒤따랐다. 큐리옥스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플루토 코드를 낙점했다. 기존 장비를 새로 구매해야 했던 방식과 달리 고객이 이미 보유한 액체처리 워크스테이션에 소프트웨어만 설치하면 큐리옥스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큐리옥스 장비뿐 아니라 타사 액체처리 워크스테이션에도 적용할 수 있는 범용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영업 방식이 달라진 점이 주목된다. 기존에는 개별 연구실을 대상으로 장비를 판매해야 했다면 플루토 코드는 글로벌 제약사 본사 차원의 기술 검증을 거쳐 산하 연구조직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 실제로 큐리옥스는 지난 4월 비공개 글로벌 대형 제약사와 플루토 코드 관련 포괄적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특정 연구실 대상 공급 계약이 아니라 글로벌 중앙 연구조직이 기술 검증과 법률 검토를 완료한 뒤 산하 연구소들이 별도 협상 없이 간단한 발주만으로 제품을 도입할 수 있도록 한 구조다.
큐리옥스 관계자는 "기존에는 개별 연구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해야 했다면 이제는 글로벌 조직 전체가 동일한 조건으로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기술 검증이 완료된 만큼 각 연구실은 구매주문만으로 손쉽게 제품을 도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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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측면에서도 기대가 크다. 플루토 코드는 장비와 마찬가지로 라이선스 판매 방식이지만 제조원가 부담이 사실상 없다는 점이 차별화 요소다. 소프트웨어 단가는 장비보다 낮지만 회사 입장에서 기대할 수 있는 이익 수준은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큐리옥스는 복수의 글로벌 제약사와 유사한 형태의 계약을 논의 중이다. 연내 추가 라이선스 계약 체결을 추진하는 한편, 글로벌 장비업체와의 파트너십 확대에도 나선다는 목표다. 원심분리기, 자동 워크스테이션 등을 판매하는 글로벌 장비사가 큐리옥스 기술을 함께 판매하는 구조다.
플루토 코드 확산이 기존 장비 판매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플루토 코드는 타사 워크스테이션에서도 구현 가능하지만 큐리옥스 전용 장비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특화 기능이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수십 종의 항체 시약을 정밀하게 혼합하는 '항체 칵테일링' 기능 등이 꼽힌다.
큐리옥스 관계자는 "향후 3년 내에는 소프트웨어 사업 비중이 장비 사업 비중을 넘어설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올해를 기점으로 관련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