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신문 인터뷰
"반도체 수급 불균형 우려...한일 공동체" 역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일본에 차세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인 'AI 팩토리'를 짓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생산 기지를 해외에도 확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후 구체적인 국가를 밝힌 건 처음이라는 평가다.
최 회장은 10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인터뷰에서 "2028~2029년 가동을 목표로 일본 현지 기업과 AI 팩토리 건설을 논의 중"이라며 "GW(기가와트)급 전력 공급이 가능한 장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일본은 반도체 생산국인데다 전력과 재료 등 필요한 생태계가 모두 갖춰져 있는 훌륭한 후보지"라며 "일본은 반도체 공장보다 AI 팩토리가 중요하다. AI를 활용해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한 인프라나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AI팩토리는 AI 전용 데이터 센터. SK하이닉스(1,277,000원 ▲54,000 +4.42%)가 생산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결합해 전력 소비를 줄이면서도 높은 연산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
앞서 SK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2027년 한국에서 첫 AI 팩토리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GW 규모로 확대해서 아시아 지역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해외 진출의 첫 대상지로 일본을 선택한 셈이다.
최 회장은 "일본 기업들의 AI 활용 확대를 지원하는 동시에 자사 반도체 기술력을 선보이는 '쇼케이스'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AI 산업이 확대되면서 반도체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는 경쟁적으로 AI에 투자하고 있다"며 "현재는 대부분이 BtoB(기업간 거래) 투자이지만 개인용 AI 에이전트 수요가 늘면서 연산 능력은 계속 고도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회장은 메모리 반도체 수급 불균형을 우려하면서 '한일 경제공동체' 구상을 강조했다. SK는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 도쿄일렉트론, 낸드플래시 업체 키옥시아 등 일본 기업과 연구 개발 및 AI 생태계 구축을 놓고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최 회장은 "양국의 경제 안보에 있어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세계 정세가 변하면서 양국은 힘을 합칠 수밖에 없다. 생존을 위한 비상사태"라고 힘줘 말했다.
일본은 자국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에 2600억엔(약 2조 6000억원)을 출자하면서 공격적으로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홋카이도에서 공장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다"며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자들의 PICK
지금 1,224명 읽는 중
한편 SK는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경기도 용인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 중이며, 기존 계획보다 수년 이상 앞당겨 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반도체 공장 AI화 및 엔지니어 고용 확대 등 생산 효율화에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