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한국밸류, 풀 죽은 새내기 펀드

미래에셋·한국밸류, 풀 죽은 새내기 펀드

권화순 기자
2012.05.23 16:42

미래에셋 '합병1호펀드' 초라한 설정액.. 한국밸류 '야심펀드' 수익률 뚝

올 들어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호기롭게 출시한 '새내기 펀드'가 맥을 못추고 있다. 국내외 증시가 흔들리면서 마이너스 수익률이 속출하는 가운데 펀드자금 유출세로 설정액 100억원을 넘기기도 힘겨운 상황이다.

23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자산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달 9일 야심차게 내놓은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플러스채권펀드'의 설정액이 두 달 가까이 지나도록 154억원(자료 제로인·21일 기준)에 그치고 있다. 설정 이후 수익률도 -0.37%로 고전중이다.

이 펀드는 지난 3월 미래에셋운용이 미래에셋맵스운용과 합병 후 처음으로 선보인 '합병1호펀드'라는 점에서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펀드의 주요 투자처는 글로벌 우량채권. 미래에셋운용이 주식형펀드에서 채권형펀드로 방향을 선회한다는 의미도 작지 않았다.

하지만 설정액은 미래에셋이란 '간판'에 견줘 초라하다는 평가다. 이 펀드는 4가지 클래스로 나눠 판매됐는데 법인전용인 C-F클래스 설정액이 1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C-F클래스는 종잣돈(시드머니) 성격의 계열 생보사의 변액자금이거나 법인자금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순수하게 개인투자자 자금은 54억원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채권형펀드로는 규모가 큰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가치투자'로 유명한 한국밸류자산운용이 6년 만에 내놓은 '한국밸류10년투자밸런스펀드'도 비슷한 처지다. 간판펀드인 '10년투자펀드'가 "시장과 거꾸로 가는 펀드"라는 평가를 받자 고민 끝에 시장친화적인 펀드를 내놓은 것이지만 현재까지 성과는 신통치 않다.

지난 3월28일 설정된 이 펀드의 설정액(91억원)은 아직 100억원을 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설정 후 수익률은 -10.91%로 크게 밀린 상황이다.

투자자문사에서 운용사로 전환해 지난 2월 1호 공모펀드를 내놓은 코스모자산운용도 고전하고 있다. '코스모폴라리스증권투지신탁'은 설정액이 104억원, 설정후 수익률이 -9.77%를 기록했다.

이 와중에 중소형 운용사인 유리자산운용의 선전이 눈에 들어온다. 펀드자금 유치가 갈수록 힘들어지자 유리운용은 지난달 업계 최초로 2년 만기 주식형펀드인 '유리국민의선택증권펀드'를 내놨다.

KB국민은행에서 단 5일간 판매됐는데 설정액이 140억원에 달했다. 미래에셋운용이 두 달 가까이 모은 자금과 비교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고 판매채널인 국민은행에서 적극 밀어도 140억원밖에 안된다는 것은 지금 펀드시장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증시가 안좋으면 수익률을 걱정해야 하고 증시가 좋아 수익률이 높아지면 펀드 환매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보니 신규 펀드를 내놓는 것 자체가 큰 모험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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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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