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수수료만 175억 날렸네" 펀드 '헛매매' 주의보

"매매수수료만 175억 날렸네" 펀드 '헛매매' 주의보

임상연 기자
2012.06.11 05:25

매매회전율 높은 운용사 수익률 저조..보수보다 많은 수수료, 투자자 부담 가중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표 펀드 '미래에셋디스커버리증권투자신탁3호(주식)종류A'에 가입한 최영희씨는 얼마 전 운용보고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 펀드가 최근 1년간(2011년 3월7일~2012년 3월6일) 주식거래로 지급한 매매수수료가 175억원(거래세 포함)으로 전체 보수(141억원)보다 더 많았기 때문이다.

최씨는 "펀드는 보수가 가장 큰 비용인 줄 알았는데 매매수수료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며 "주식거래를 많이 했으면 수익률이라도 좋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가 든 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25.17%(5일 기준)로 벤치마크(코스피 -15.63%)는 물론 유형 평균(-18.24%)보다 부진한 상태다.

유럽위기에 따른 증시불안으로 국내 주식형펀드의 상당수가 올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인 가운데 주식거래가 잦은 자산운용사의 펀드수익률이 더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식거래가 빈번할수록 펀드의 매매수수료와 함께 거래세 부담이 늘어나는 탓이다.

10일 금융투자협회 및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49개 운용사의 국내 주식형펀드(시스템매매 및 차익거래펀드 제외)의 평균 매매회전율은 연 237%를 기록했다.

매매회전율이란 운용사의 주식매도금액을 주식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주식거래의 빈번한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예컨대 1000억원을 운용하는 운용사의 매매회전율이 200%라면 연간 2000억원가량을 거래하는 셈이다.

매매회전율이 높으면 매매수수료도 증가해 비용부담이 커진다. 특히 2010년부터 공모펀드에 거래세가 부과된 이후 국내 주식형펀드의 매매수수료 부담은 크게 증가했다. 이전까지는 주식거래대금에 0.1%가량의 매매수수료만 지급하면 됐지만 거래세가 부과된 이후 주식매도 시 0.3%를 추가로 지급하게 됐다.

펀드의 주식거래대금이 2000억원(매수와 매도금액 각각 1000억원)인 경우 과거 2억원을 매매수수료로 지급했지만 지금은 이보다 2.5배 많은 5억원을 내야 한다.

매매수수료 부담이 이처럼 커지면서 운용사의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과 매매회전율간 상관관계도 높어지고 있다. 매매회전율이 높은 운용사일수록 수익률이 저조한 것.

실제 49개 운용사 중 국내 주식형펀드의 매매회전율이 업계 평균을 초과한 곳은 17개사였다. 이중 12개사는 국내 주식형펀드의 지난해 수익률이 업계 평균(-11.58%)을 밑돌았다. 반면 매매회전율이 업계 평균을 하회한 32개사 중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이 업계 평균을 밑돈 곳은 8개사에 그쳤다.

운용사별로는 매매회전율이 450%였던 와이즈에셋운용이 -18.84%로 가장 부진했고 △칸서스자산운용 -17.40%(매매회전율 313%) △흥국투신운용 -17.28%(675%) △유진자산운용 -17.25%(679%) △마이다스에셋운용 -17.05%(432%) 등의 순이었다.

물론 매매회전율이 높다고 수익률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주식거래가 빈번해도 운용사가 운용을 잘해 비용 이상의 매매차익을 올리면 수익을 낼 수 있다. 반대로 매매회전율이 낮아도 주식운용에 실패하면 손해를 본다.

실제 키움자산운용은 매매회전율이 757%로 가장 높았지만 수익률은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1.01%로 전체 운용사 중 3번째로 우수했다.

한 운용사의 주식운용본부장은 "펀드수익률이 벤치마크(코스피)를 소폭 밑돈 것은 주식운용으로 매매수수료 등 비용 이상의 수익을 올리지 못한 때문"이라며 "공모펀드 거래세로 매매수수료 부담이 보수 이상으로 커진데다 증시 변동성도 커 매매회전율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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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연 미래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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