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MB정부, 부동산정책 제대로 가고 있나<上-2>]高분양가 도시형주택 지원
- 기본급 기준 대출 … 고소득층 포함 가능성
- 월세비싼 도시형생활주택 건설지원도 문제
서민들을 위해 알토란처럼 쓰여야 할 국민주택기금이 당초 취지와 어긋난 방향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서민주거와 거리가 먼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고가 임대주택뿐 아니라 고소득자들도 지원대상에 포함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정부도 문제점을 인식, 개선을 검토중이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해 국민주택기금 규모는 총 37조원으로 △생애최초주택구입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등 6조원 △분양주택과 임대주택 건설자금 지원 10조원 △청약저축과 국민주택채권 등 차입금 상환 16조원 △여유자금 5조원으로 각각 배정됐다.
이중 1조5000억원이 배정된 생애주택구입자금의 경우 논란의 소지가 있다. 서민들의 내집 마련을 도와 주거안정을 꾀하려는 취지지만 주택시장 조정 국면에서 저소득층에게 집을 구매하도록 유도할 경우 상환 부담 속에 자산가치 하락으로 또다른 '하우스푸어'를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빚을 내서 집을 사라고 권하는 정책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국토부의 시각은 다르다. 국토부 관계자는 "빚을 지고 주택을 사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하면 서민주거안정을 위해선 주택구입자금을 정부에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잠재적 주택 매수 수요를 이끌어 부동산시장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이러한 논리에 입각해 국토부는 지난 5·10대책을 통해 생애최초주택구입대출 규모를 5000억원 늘렸다.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건설자금 지원도 도마에 오른다. 국토부는 전세난 해결을 위해 빠른 시일 내 소형주택을 공급할 목적으로 역세권에 위치한 도시형생활주택을 지을 경우 건설자금을 연 2% 저리로 지원하고 주차장 건립 기준을 완화해주는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이에 힘입어 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 물량이 지난해 8만3859가구로 전년(2만529가구)보다 308%나 급증했다. 올들어선 지난 4월 현재 3만4075가구로 가파른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과잉공급에 따른 부작용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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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도시형생활주택은 3.3㎡당 분양가(전용면적 기준)가 20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고급주택으로 지어지고 있다. 대체로 다주택자들이 임대사업을 통한 세제혜택을 노리기 위한 목적으로 구입한다는 게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월세도 100만원 안팎일 정도로 비싸 서민주거와는 거리가 멀다. 전체 공급량의 82% 넘게 원룸으로 지어져 가족 단위의 전세난 해결에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도시형생활주택은 원룸 형태의 1인가구에 치중된 만큼 가족 단위인 2~3인가구 주택을 타깃으로 삼아 국민주택기금의 지원여력을 높이는 게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국민주택기금의 소득기준도 현실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생애최초주택구입대출의 소득기준은 부부합산 연소득 5000만원 이하다. 소득은 상여금을 뺀 기본급 기준.
따라서 인센티브 비중이 높은 고소득층이나 소득이 잘 드러나지 않는 고소득 자영업자가 포함될 여지가 있다. 대출기준이 상품별로 다르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근로자·서민 전세자금대출의 소득기준은 세대주다.
맞벌이부부일 경우 부부합산 기준인 생애최초나 근로자·서민 주택구입 대출자보다 실제 소득이 더 많은 계층이 포함될 수 있다. 기준의 일원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토부 주택기금과 관계자는 "도시형생활주택이 원룸으로만 쏠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2~3명이 거주하도록 면적을 넓게 지으면 지원금액을 높여서 분산을 유도해나가고 있다"며 "국민주택기금의 소득기준 등 전반적인 제도 개선을 검토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