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혹한기 생존법은? '금리+α' 노려라

재테크 혹한기 생존법은? '금리+α' 노려라

임상연 기자
2012.07.26 05:15

[저금리·저성장시대 新 투자 패러다임](상).'중위험·중수익으로 무장하라'

재테크시장이 그야말로 시계제로다. 곳곳에서 돈 굴릴 곳이 마땅치 않다는 푸념이 나온다. 유로존 위기가 고조되고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가시화되면서 재테크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 예금금리는 물가상승 등으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쏠쏠한 이자수익을 안겨주던 저축은행도 잇단 부실 여파와 금리하락으로 메리트를 잃은 지 오래다. 주식 등 고수익·고위험 상품 역시 글로벌 위기로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저금리 시대의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금리·저성장 기조에선 지나침도, 부족함도 경계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막연한 고수익 기대감만 갖고 위험자산에 투자해서는 안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안전자산만 고집해서는 자산을 지켜내기 힘들다는 얘기다. 대신 위험관리로 자산을 최대한 지키면서 시중금리 이상 수익을 낼 수 있는 중용의 투자전략 '중위험·중수익'을 권했다.

◇저금리에 치이고, 저성장에 차이고=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만 해도 은행의 예·적금은 '피난처'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안전하면서 연 6%대 고금리를 보장하는 상품이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8년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연평균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5.67%에 달했다. 하지만 2009년에는 3.33%로 급락했고 2010년(3.26%)과 2011년(3.72%)에도 3%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4%였음을 감안하면 은행에 돈을 넣어둘수록 오히려 손해를 본 셈이다.

올 들어 1분기에도 정기예금의 연평균 금리는 3.73%에 머물러 있다. 7~8%대 높은 금리를 안겨줬던 저축은행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008년 당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의 연평균 금리는 6.91%에 달했지만 현재는 4% 중반에 그친다. 각종 비리와 부실 여파로 구조조정이 진행중이어서 금리는 더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주식, 부동산 등에 투자하기엔 위험요인이 너무 크다. 과거엔 금리가 하락하면 주가와 부동산가격이 올랐지만 최근엔 동시에 하락하는 동조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유럽위기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금리와 주가, 부동산의 이론적 상관관계가 깨져버린 것이다.

지난 12일 한국은행이 1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코스피지수가 맥을 못추고 부동산가격이 좀처럼 회복조짐이 보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양인찬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대표는 "저성장 국면에서는 금리가 낮아져도 경기우려로 투자와 소비가 활력을 되찾기 힘들다"고 밝혔다.

◇재테크 혹한기 '금리+α'로 넘어라= 저금리·저성장이란 재테크 혹한기 속에서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자산관리비법이 바로 위험관리로 '시중금리+α'를 추구하는 '중위험·중수익' 전략이다.

정찬형 한국투신운용 사장은 "지금은 모든 투자전략을 '저성장·저금리'란 경제 키워드를 중심으로 바꿔야 할 때"라며 "고수익보다 자산을 안전하게 지키면서 '시중금리+α'를 낼 수 있는 중위험·중수익 전략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방길 신한BNPP자산운용 대표는 "기대치가 높으면 그만큼 리스크도 커지는데 이를 감수할 만큼 시장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유럽위기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막연한 고수익을 기대하기보다 합리적 수준의 기대수익률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재테크 트렌드를 주도하는 슈퍼리치들은 이미 중위험·중수익 전략으로 포트폴리오를 단단히 무장했다. 눈높이를 낮추고 포트폴리오 내에 ELS(주가연계증권), 채권, 헤지펀드 등 '시중금리+α'를 추구하는 중위험·중수익 상품비중을 확대한 것.

실제 머니투데이가 지난 6월 신문창간 11주년을 맞아 국내 대표 7개 대형증권사에서 슈퍼리치만 관리하는 145명의 PB(프라이빗뱅커)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유럽위기 이후 포트폴리오 내 안전자산 비중을 36.4%에서 63.6%로 두 배 가까이 높였고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인 채권과 ELS에 주로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가가 급락할 때마다 소방수 역할을 하던 연기금들도 최근엔 중위험·중수익 상품비중을 확대하는 추세다. 실례로 우정사업본부는 이달 들어서만 1500억원을, 공무원연금도 올들어 1100억원가량을 원금보장형 ELS에 투자했다.

문경석 KB자산운용 퀀트운용본부장 이사는 "저금리와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면서 중위험·중수익 상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며 "다만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라도 수익성과 위험성은 천차만별인 만큼 상품구조를 보다 꼼꼼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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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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