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떠받치는 국가경제]③

"국내에서만 40조원 이상의 생산 유발 효과와 2만명 이상의 고급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다."
지난달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 수주전을 위해 출국하기에 앞서 남긴 말이다. 잠수함 수주에 따른 영향이 전 산업에 미치며 대규모 고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메시지다.
실제로 잠수함을 만드는 한화오션(129,800원 ▼2,000 -1.52%)과 HD현대중공업(543,000원 ▲4,000 +0.74%) 조선소가 위치한 경남 거제와 울산 주변 협력사들까지 그 온기가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군함 한 척을 수주하면 조선·철강·전자·소재 등 300개 이상 협력업체에서 수혜를 보는 것으로 파악된다. '사업 활성화→기업 투자 확대→고용 창출→지역 경제 활기'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공고해지는 것이다. 청와대가 나서 '코리아 원팀'을 구성해 CPSP 사업 지원에 나선 배경이다.
이는 잠수함에 국한된게 아니다. 국내 주요 산업의 생산라인이 수출입에 유리한 지역을 중심으로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 수주 100조원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K방산의 생산거점만 봐도 경남 창원(현대로템(201,500원 ▼4,500 -2.18%)·한화에어로스페이스(1,105,000원 ▼26,000 -2.3%))과 사천(KAI), 경북 구미·김천(LIG넥스원) 등에 위치하고 있다. 최근 LIG넥스원(460,000원 ▲4,500 +0.99%)이 구미에 3700억원을 들여 방산 전용 생산공장을 신축하기로 하는 등 꾸준한 투자도 뒤따르고 있다.
2020년대 이후 본궤도에 오른 배터리 밸류체인 역시 마찬가지다. LG에너지솔루션(395,000원 ▼15,000 -3.66%)과 에코프로(150,400원 ▼5,100 -3.28%) 등을 중심으로 배터리 클러스터가 구축된 충북 오창의 인구가 2014년 5만명에서 최근 7만명 내외로 증가한 것은 '기업이 지역을 살린' 대표적인 사례다. 배터리 생산라인의 경우 연간생산량(연산) 20GWh(기가와트아워)당 3000~4000명 정도의 고용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배터리 밸류체인은 영남과 호남, 충청 가리지 않고 구축돼있어 지역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배터리 3사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이 오창에 약 20~30GWh △삼성SDI(374,500원 ▼11,000 -2.85%)가 울산을 중심으로 15GWh 내외 △SK(349,500원 ▲7,000 +2.04%)온이 충남 서산에 7GWh(장기적으로 21GWh) 규모의 공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배터리 주요 소재 중 양극재를 보면 LG화학(324,500원 ▼12,000 -3.57%)은 청주(충북)·구미에, 포스코퓨처엠(224,000원 ▼3,500 -1.54%)은 포항(경북)·광양(전남)에, 에코프로는 오창·포항에 거점을 뒀다. 이외에 전북 정읍(SK넥실리스)·익산(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에는 동박 생산라인이 자리잡고 있다.
기업들의 '지역 살리기 선봉장' 역할은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주요 대기업들은 300조원 규모의 지방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반도체 설비 증설, 배터리 생산·R&D(연구개발) 역량 확장, AI(인공지능) 전환 및 탄소중립 인프라 투자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삼성전자(181,200원 ▲2,600 +1.46%)는 플랙트그룹의 생산거점을 광주광역시에 구축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SK하이닉스(880,000원 ▼8,000 -0.9%)는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에 19조원을 들여 첨단 반도체 패키징 팹(공장)을 건립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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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감안하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구축하는 것은 지방소멸 극복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극복하기 위한 선결 과제로 볼 수 있다. 최근 '인구감소·지방소멸 위험 수준이 높다'고 밝힌 77개 지방자치단체들이 '산업·일자리 부족(44.2%)'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은 한국경제인연합회(한경협)의 조사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재수 한경협 민생경제팀장도 "인구 감소의 원인과 해법 모두 '산업·일자리'에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