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천양현 코코네회장 "다음 차례는 싱가포르 등 영어권·중화권 진출이다"
국내 인터넷 붐이 일던 2000년 9월. 당시 초기 벤처기업NHN(221,500원 ▲1,000 +0.45%)은 국내에서도 경영이 안정적이진 않았다. 하지만 당시 NHN은 일본진출이라는 결단을 내린다. 2000년 '한게임재팬'으로 시작한 이 시도는 8년만인 2008년, 직원수 800명, 연매출 100억엔(1383억원)의 일본 내 대형 인터넷 기업 'NHN재팬'으로 우뚝 섰다.

NHN이 일본 시장에 엄청난 마케팅을 퍼부은 결과일까. 아니다. NHN의 일본내 성공신화는 당시 우리돈으로 단돈 3500만원의 종자돈만 갖고 혈혈단신으로 건너간 천양현 코코네 회장(당시 NHN재팬 대표·사진)의 작품이라는데 대부분 동의한다.
한게임이 일본에서 성공한 벤처라는 것을 나타내는 일화 한가지. 200년대 중반 선술집에서 식사 중인 천 회장에게 식당 주인이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묻길래 그저 작은 벤처 온라인 게임기업을 운영한다고 답했단다. "열심히 해서 한게임 같은 회사로 키워보세요. 한게임은 일본 최고의 온라인 게임 회사랍니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일본 선두 포털기업인 야후재팬은 최근 NHN의 일본 사업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NHN 모바일메신저 라인과의 경쟁을 위해 카카오와 제휴에 나선 것도 12년 전 천 회장의 일본 시장 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같은 성공을 거둔 이후에도 천 회장의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NHN재팬 대표직을 사임한 후 다시 일본에 '코코네'라는 벤처를 설립했고, 이번에도 성공적인 초기 정착에 성공했다.
일본에서 공부한 언어학을 토대로 개발한 '키키토리왕국'이라는 어학 애플리케이션(앱)은 일본 앱스토어 교육 부문 3주연속 1위에 올랐다. 이후에도 상위권에 오르며 스테디셀러로 자리를 잡았다.
이에 천 회장은 일본 뿐 아니라 영어권과 중화권 등 다양한 문화권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차근차근 내실을 쌓고 있다. 섣불리 해외 시장에 도전하기 보다는 해당 지역의 문화를 알고 이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야후재팬이 긴장하는 NHN재팬을 만든 사람···이번엔 '인터넷+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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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 당시 일본 진출을 왜 했나. 당시 한게임 역시 아직 수익도 없고 쉬운 상황이 아니었던 걸로 아는데
▶일본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항상 한국보다 앞서있는 일본에서 1위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인터넷은 기반이 없어도 빠른 실행력과 아이디어만으로 도전할 수 있다. 인터넷 프로그램도 '자바'를 잘해야 'C++'를 잘 하는 게 아니지 않나. 일본에서 이미 자리 잡은 기업들과 경쟁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 한게임을 그만두고 일본에서 개인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려 했는데 회사에서 굳이 일본을 진출하겠다면 '한게임재팬'으로 나가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 초기 일본진출 성적과 퇴사 전 성적을 비교한다면.
▶초기 자본금이 3500만원이었다. 낮은 인지도와 온라인게임에 대한 일본 이용자들의 이해부족으로 고전했다. 월급이 두세달 밀리기도 했다. 20명의 일본인 직원들 가운데 18명이 이를 기다려줬다. 2년 뒤인 2002년 10월 유료화 이후 다소 여유가 생겼지만 여전히 어려웠다. 하지만 아바타 서비스 및 아바타를 통해 이용자 간의 소통공간을 만들면서 이용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나기도 했다. 아바타 아이템이 일본 옥션에서 100만엔에 팔리기도 했을 정도다. 2008년 결국 매출 100억엔을 돌파하며 성공을 거뒀다.
-NHN재팬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곧바로 코코네를 창업했다. NHN재팬을 좀더 키워도 됐을텐데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게임, 검색은 이에 발맞춰 성장하는데 언어와 관련된 부분의 성장은 더디다고 생각했다. 이미 갖춰진 조직이 아닌 새로운 회사에서 다시 도전을 하고 싶었다. 일본에서 언어학을 공부했는데 언어 자체의 파괴력을 느꼈다. 한국 말도 조사 하나에 의미가 바뀐다. 그런 의미에서 아직 아무도 성공하지 못한 어학과 인터넷의 접목에 도전하고 싶었다.
코코네 창업? "게임, 검색은 고도성장하는데 언어기반 서비스는 여전히"
-코코네 창업 3년이 됐는데 성적은.
▶매출이 연간 50억원 정도 수준이다. 아직 멀었지만 성과는 있다. 어학 앱'키키토리왕국'은 지난해 4월 일본 출시 이후 지금까지 앱스토어 교육부문 상위에 올라있다. 21일 연속 1위도 기록했다. 특히 모바일 아바타 서비스에서는 일본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일본의 모든 출판사와 언어학자가 코코네라는 기업을 알 정도로 인지도도 쌓았다. 3년 안에 NHN재팬에서 세운 매출 100억엔 기록을 깨는 것이 첫번째 목표다.
-일본에서 사업을 시작한 후 한국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한국에서 해외로가 아닌 일본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면서 글로벌 전략을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다음 계획은 무엇인가
▶무작정 글로벌화를 진행하기 보다는 각 지역과 문화의 특성을 철저히 파악한 후 현지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이슬람 문화권에서 '신'을 검색했는데 '예수'라는 결과가 나와선 안된다. '마호멧', '알라'가 나와야 한다. 때문에 현지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현지 언어와 문화를 잘 이해하는 인력이 있어야 한다.
코코네의 일본 직원 40명을 일본인으로 구성한 것도 그 이유다. 현재 철저한 현지 준비를 하고 있고 내년에 영어권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그 이후 중국 문화권에도 서비스를 시작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다음달 영어권 서비스는 물론 중화권 문화를 갖고 있는 싱가포르에 현지법인을 세울 계획이다.

-국내 벤처의 해외진출, 글로벌 전략은 중요한 화두지만 달성하기는 쉽지 않다. 해외진출의 철학, 일본진출을 준비하는 벤처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 한게임재팬 초기 시절에도 현지에서 직원을 뽑았다. 인터넷 사업은 결국 문화를 공유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 지역의 문화적 특성을 잘 알고 있는 현지 인력들이 가장 적확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한국에서 큰 성공을 거둬도 일본에서는 실패하는 게임과 인터넷 서비스가 많다.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우리나라 국민들에 맞는, 일본에서는 일본인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일본의 경우 진입장벽이 높다. 하지만 한번 자리 잡으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본인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이용자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일본 문화를 익혀야 한다. 코코네 역시 일본 유학생들과 진출기업에 도움을 주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일본에 손쉽게 진출할 수 있는 플랫폼 사업을 구상중이고 유학생들을 위한 장학재단 역시 설립하기 위한 초기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슬람서 '신(神)'을 검색하면 '예수'보다 '알라'가 우선 나와야"
-코코네는 어떤 회사인가. 이용자들에게 어떻게 인식되길 바라나.
▶ 이용자들은 서비스를 쓰면서 이걸 누가 만들었는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코코네는 서비스를 접한 이용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는데 주력하려고 한다. 이 같은 노력이 이용자들에게 호응을 얻으면 코코네 자체에 대한 충성도도 천천히 올라간다. 코코네는 단지 시류에 편승해 마구잡이로 콘텐츠를 올리는 회사가 아니다. 이용자들에게 또 다른 혁신을 주기 위해 고민하고, 이를 통해 이들의 삶에 도움을 주는 회사가 되고 싶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 김범수 카카오 의장(김 의장은 천 회장과 초중고 동창. '절친'이다)이 지난해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악착같이 살지말라"고 젊은 친구들에게 조언한 내용을 봤다. 무슨 뜻인지 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난 '악착같이 살아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한다. 일에는 다 때가 있다. 악착같아야 할 시기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말한 김 의장 본인 역시 악착같이 살았던 시기가 있다. 다만 그 악착같음의 방향이 중요하다. 스스로에게 맞는 분야인지, 아울러 목표나 계획 없이 그저 맹목적으로 남들이 하는 대로 똑같이 악착같아서는 안 된다.
산에 오를 때 케이블카 타면 재미가 없다. 스스로 힘겹게 올라가야 바람도 시원하고, 잠깐의 휴식도 달콤하고, 생수가 달다. 그렇게 어려움을 뚫고 이겨내는 악착같음이 있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