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보다

[기고]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보다

홍상민 넥스트랜스 대표
2012.12.12 18:00

실리콘밸리 K-Tech 스타트업 IR행사 사전교육 멘토의 행사후기

▲홍상민 넥스트랜스 대표
▲홍상민 넥스트랜스 대표

1980년대 초 아버님이 교수이셨던 터라 미국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다. 초등학생이었던 나에겐 당시 한국은 아무런 존재감이 없던 변방의 한 국가에 불과했다.

성인이 된 후 다니던 벤처캐피탈을 그만두고 컨설팅회사인 넥스트랜스를 창업해 지난 8년간 국내기업의 해외진출을 도우며 약 500억원 규모의 투자 및 전략적 협력을 이끌어 냈지만, 실제로 제조업체의 수출을 빼면 소프트웨어나 인터넷 기업의 해외진출은 녹록치 않았다.

자금력 및 현지 네트워크 부족, 현지 팀 구축의 어려움, 현지에서의 한국 기업에 대한 낮은 이해도 등의 문제점은 결코 넘을 수 없는 거대한 산이라는 느낌까지 들었다.

이런 어려움을 겪으며 국내 벤처기업의 해외진출 시도를 계속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던 터에 두 가지 커다란 변화가 산업전반을 휩쓸면서 작은 기회의 싹이 보이기 시작했다.

바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태동과 성장 및 스마트폰의 발전으로 인한 생태계의 변화가 한국 벤처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 준 것이었다.

올 11월 실리콘밸리에서 개최된 K-Tech 스타트업 IR행사에서 19개 국내 스타트업이 현지 투자자를 상대으로 기업발표회를 가졌다. 나는 행사전 3주간 이들의 프리젠테이션 작성을 도와준 멘토중 한 명으로서 현지 행사에까지 직접 따라갔다.

나는 이 행사에서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달라진 국내 스타트업들의 사업내용과 현지 투자자 및 기업들의 높아진 관심도를 보면서 과거 가졌던 좌절과 절망감이 희망으로 변하는 것을 느꼈다.

특히 참여한 기업중 센텐스(클라우드 클립보드 서비스), 스투비플래너(여행을 스마트하게 플래닝해주는 서비스), 브이터치(원격 화면 조정), 트립비(자신의 여행기록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주는 어플), 퍼플즈(사운드 인식으로 독특한 거래를 지원)등은 모두가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개발한 서비스였기에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중 센텐스는 실리콘밸리의 스타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에버노트와의 미팅에서 "코리아 기업이 이런 수준의 프레젠테이션을 보여준 것은 거의 처음이다"라는 칭찬을 들었을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를 함께 진행할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히 보여줬다.

나는 특정 기업이 코리아를 먹여 살린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차붐이 훌륭했지만 차붐이후 상당한 공백이 있었다. 하지만 박지성선수의 해외진출은 그만의 전유물이 아닌 '코리아'의 해외 진출이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대기업들의 성공적 해외진출은 대단한 쾌거임에 틀림없지만, 나는 차붐의 성공과 같은 것이라고 본다. 이제 UN총장, 세계은행총재 배출, 녹색기후기금 사무국 유치 등 위상이 높아진 코리아다. 이제는 1~2개 기업의 성공에 의존하고 자랑할 게 아니라 상생과 협력을 통해 전반적인 인프라 발전과 다수 기업의 성공적 글로벌 시장의 진출을 장려할 때라고 생각한다.

코리아에는 글로벌 시장 진출이 가능한 아직은 수면위에 부상하지 않은 많은 기업들이 존재한다. 세계적인 검색기술을 가진 큐로보, 모바일 애드네트워크인 IGA Works, 통합 마케팅 플랫폼 리얼클릭, User Created Game이라는 카테고리를 만든 캐치플러스등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분야에서도 많은 강점을 가진 기업들이 있다.

이러한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힘은 기업자체의 역량도 필요하지만 문화, 스포츠, 경제, 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코리아가 선도 국가라는 위상을 세울때 가능하다고 확신한다.

이번 K-Tech 스타트업 IR행사는 그저 하나의 행사 이상의 의미를 나에게 던져줬다.

절망의 끝자락에서 희망을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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