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인권옹호관 조례 두고 갈등 재점화…피로감 높아져
'서울 학생인권옹호관 조례' 공포를 계기로 서울시의회와 시교육청 간 갈등이 또다시 불거진 가운데 두 기관의 '불협화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4일 시교육청과 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의회는 재의결 과정을 거친 학생인권옹호관 조례 공포를 문용린 교육감이 거부하자 지난 21일 의장 직권으로 조례를 공포했다. 시교육청은 지방자치법상 대법원 제소 시한인 오는 28일까지 제소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말 보수성향 문용린 후보가 교육감으로 당선되면서 시교육청과 민주통합당 소속이 다수인 시의회와의 갈등은 예고됐었다. 시의원 114명 중 민주당 소속 의원은 67.5%인 77명이다.
예상대로 두 기관은 학생인권조례, 혁신학교 등 곽노현 전 교육감 시절 정책에 대해 분명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시의회는 지난해 1월 학생인권조례가 공포됐으니 학교현장에 적용하라고 요구했으나, 문 교육감은 대법원 제소와 '두발 등 학생생활지도 관련 내용을 학칙으로 규정하라'는 교육과학기술부 지침 등을 이유로 조례 적용을 거부했다.
신설학교의 혁신학교 지정에 대한 의견도 엇갈렸다. 시의회는 신설학교 2곳에 대한 혁신학교 예산을 배정했고, 예비학부모들의 청원이 있으니 혁신학교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시교육청은 실제 교육주체가 없는 신설학교의 혁신학교 지정은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두 기관의 입장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수 차례 열린 시교육청의 업무보고 자리는 똑같은 질문과 답변, 의원들 간 고성으로 얼룩졌다. 학생인권옹호관 조례가 재의결된 지난 8일 본회의 역시 문 교육감에 대한 질책을 쏟아내는 자리로 활용됐다. 김형태, 윤명화 의원 등 긴급현안 질문을 신청한 의원 5명 중 4명이 교육위원회 소속이었다.
이런 갈등을 지켜보고 있는 교육관계자들의 피로감은 높아지고 있다. 임종화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시의회와 시교육청 주장 모두 객관적 사실에 근거한 주장이 아니다"며 "매번 갈등으로 가는 것은 학교현장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한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학생인권조례, 혁신학교 등 쟁점에 대해 시의회와 시교육청이 공동으로 조사위원회를 꾸릴 것을 제안한다"며 "조사위 평가결과를 토대로 객관적으로 타협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시교육청의 평가는 하지 않으려는 생각에 기초해 이뤄지는 것 같은 느낌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경자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공동대표는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답답한 심정"이라며 "시민의 선택에 의해 선출된 교육감인 만큼 소신대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