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현의 헬스&웰빙]주부 우울증의 모든 것 그리고 자가진단법
#산후우울증으로 병원에서 상담을 받고 있는 30대 여성 김모씨. 졸업 후 계속 직장생활을 하다가 임신과 함께 회사를 퇴사한 그는 아이를 낳으면서 우울 증상이 심해졌다. 김씨는 "아이를 낳고 집에만 있다 보니 갇혀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며 "나도 인정받고 일하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하루 종일 집에 있으니 잉여인간이 된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이 같은 기분을 남편에게 털어놓으면 남편은 매번 핀잔을 주기 일쑤였다. 그는 "남편은 집에서 편히 쉬는데 대체 뭐가 힘드냐고 자기가 더 힘들다고 했다"며 "오히려 이런 반응이 우울한 기분을 더 키웠다"고 덧붙였다.
최근 우울증이나 조울증 증상을 보이던 환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월 우울증에 시달리던 40대 주부가 아이들을 데리고 아파트 아래로 뛰어내린 데 이어 최근 파주에서 우울증을 앓던 30대 엄마가 두 아이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사건이 발생했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처럼 일조량이 많아지는 봄철엔 우울증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주변 환경은 활기찬 데 반해 기분이 우울할 경우 자신이 처한 상황을 비관적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은 10~25%로 남성보다 2배 이상 높다. 여성우울증은 절반 이상이 30대 중반에서 50대 후반에 나타난다. 방치하면 15% 정도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여성들에게 많이 생기는 산후우울증이나 주부우울증은 아이를 낳은 후 사회활동이 단절되면서 무기력증, 허무함이 우울증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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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가사 노동에 대한 부담이 시작되고 왕성한 사회활동을 단번에 끊어야 하는 상실감이 우울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주부 혼자 집에 있거나 아이와 함께 지내다 보면 대화를 나눌 상대가 없다는 점도 우울증을 심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생물학적 원인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우울증은 뇌 속에 흐르는 세로토닌과 같은 신경전달 물질이 부족해 생긴다.
여성의 경우 월경과 출산 전후, 갱년기 때 호르몬이 갑작스럽게 변해 우울증이 쉽게 온다.
월경 시작 전 4~10일 정도 신경질이나 우울 증상을 보이는 생리전증후군(PMS, Premenstrual Syndrome)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우울증이 생기면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면서 의욕이 떨어지고 주변에 대한 관심이 적어진다. 불면, 식욕 저하는 물론 집중력의 저하와 같은 인지기능 변화가 생기기도 한다. 소화불량, 두통 등 다양한 신체 증상도 나타난다. 이 같은 증상이 있으면 하루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정명훈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울증은 결코 자신의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병이 아니다"라며 "우울증은 재발 위험이 높고 심리상태에 따라 극단적 선택에 이르기 쉽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우울증 치료약은 일반적으로 내성이나 습관성이 없다"며 "우울증 치료는 올바른 이해와 함께 정확한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주부 우울증 자가 진단법이다. 아래서 언급한 항목중 5개 이상(1, 2번 중 하나 이상)이 있고 이러한 증상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경우 우울증을 의심할 수 있다
1. 2주 이상, 거의 매일 지속되는 우울한 기분
2. 일상의 대부분의 일에서 관심 또는 흥미의 감소
3. 식욕 감소 또는 증가(체중의 감소 또는 증가, 한 달에 5% 초과)
4. 불면 또는 과수면
5. 정신운동 지연 또는 정신운동 초조
6. 피곤 또는 에너지의 감소
7. 무가치감, 부적절한 죄책감
8. 집중력 저하, 우유부단
9. 반복적인 자살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