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나 지금이나 대학생들의 큰 관심사인 워킹홀리데이. 올해 아일랜드 워킹홀리데이 모집이 공고됐다. 아일랜드로 떠날 수 있는 인원은 400명. 워킹홀리데이를 생각하고 있는 대학생을 위해 떠나기 전 준비하고 점검해야 할 사항들을 좋은 사례와 그렇지 못한 사례를 통해 점검하고자 한다.
이에 2년 전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마치고 현재 국내 대기업에 재직 중인 P양과 지난해 역시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마치고 돌아온 대학생 N군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준비과정과 생활 전반에 대해 들어봤다.
Q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P양안녕하세요. 저는 2008~2009년간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마치고 현재 국내 전자기업에 재직 중인 27세 직장인입니다.
N군네. 저는 지난해 마찬가지로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마치고 현재 대학교에 재학 중인 25살 학생입니다.
Q 두 분 다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선택하셨는데요. 특별히 워킹홀리데이를 선택하게 된 이유나 계기 같은 게 있나요?
N군저는 외국에 대한 환상 같은 게 있었던 것 같아요. 졸업하기 전에 꼭 한 번 외국에 가보고 싶긴 했는데 배낭여행이나 어학연수는 금전적으로 부담이 돼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워킹홀리데이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P양저는 국내 교육기관을 활용해 어학능력은 좋은 편이었으나 대학생활과 취업준비를 하며 장기간의 해외체류가 전략적으로 필요하다고 느끼게 돼 워킹홀리데이를 선택했습니다.
Q 워킹홀리데이를 떠나기 전 준비과정을 간단하게 말씀해 주시겠어요?
N군일단 워킹홀리데이를 떠나기 위한 자금마련에 중점을 뒀어요. 저 같은 경우는 어학원을 연계해서 준비했기 때문에 3개월간 필리핀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호주로 떠나는 일정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언어는 그곳에서 해결될 거라 생각하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P양첫 번째로 인터넷을 통해 기본적인 워킹홀리데이 취지와 비자 취득 방법에 대해서 숙지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호주 여행 책자를 한 권 구입해 전국 지도를 펴 놓고 이동 루트를 결정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해당 지역에서 구직할 때 사용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등을 작성했습니다.
Q 초기 정착은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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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군사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필리핀에서 공부를 하고도 생각보다 영어능력이 향상되지 못했다는 걸 느꼈습니다. 호주 현지 매장에서 손님을 상대하는 서비스업은 꿈도 못 꾸는 상태였지요.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막노동이나 농장 일을 찾게 됐는데 그마저도 여의치 못했습니다. 물론 일자리를 구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생활비가 나가서 자금은 바닥을 보였죠.
P양호주행을 결정하고 나서 스터디 그룹의 한 일원을 통해 호주의 작은 지방 관광도시에 대해 들었습니다. 그리고 사전 지식이 많지 않았기에 그 말에 바로 해당 지역을 목적지로 결정했습니다. 숙소도 예약하지 않고 늦은 밤에 도착해 길에서 잘 뻔 했을 정도로 준비가 미흡했습니다. 그러나 워낙 작은 도시이다 보니 인력도 부족해 도착한 다음날 리조트에 바로 취직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해당 지역을 거점으로 삼아 다른 도시를 이동하고 여행하기도 했습니다.
Q 어떠한 일을 해보셨나요? 해본 느낌은 어떠세요?
N군처음에는 이것저것 일을 고르다가 일이 구해지지 않은 채로 시간이 가니 닥치는 대로 구하다 농장 일을 하게 됐어요. 햇볕은 따갑고 일은 힘들었죠. 잡초도 뽑아보고 낫으로 잔가지도 치고요. 몸으로 하는 일은 거의 다했던 것 같네요.
P양처음에는 하우스 워킹이라고 리조트에서 청소부 일을 했습니다. 이력서를 내고 가장 먼저 연락 온 곳이었고 숙소를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업무 순환도 가능해 오후 시간부터 저녁 때 침대 옆에 생수를 놓거나 새 타월을 제공하는 업무도 했습니다. 하루 3시간 정도면 종료되는 일이어서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는 이 일만 하곤 했습니다. 이후에 주류 판매 자격증을 취득하고 교육을 받아서 리조트 내의 바에서 바텐더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반년 후 해당 리조트에서 수퍼바이저 직위를 달았으나 최장 6개월 이상 일할 수 없다는 워킹홀리데이 비자 법률에 따라 이직했습니다. 이후 호주의 대형 마트 계산대에서 일을 하게 됐습니다. 마트 계산대는 귀국 때까지 여행을 계속해 꾸준한 수입이 필요했기에 지속했으며 작은 도시이다 보니 해당 지역민들과 친구들을 모두 만나게 돼 가장 좋은 장소였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Q 워킹홀리데이인데 여행도 즐기셨어요?
N군농장 일이 바쁘고 쉬는 날이 거의 없어 여행은 꿈도 꾸지도 못 했어요.
P양저는 소도시를 거점으로 다른 지역을 여행하고 다시 그 도시로 돌아오곤 했는데 처음 리조트에서 장기간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지역을 여행할 때에도 쉽게 리조트에 취직할 수 있어서 일하고 번 돈으로 여행한다는 워킹홀리데이를 백분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큰 도시에 오래 머물진 않았으나 호주 한 바퀴를 여행하고 종단하며 호주 전역을 돌아보았습니다.
Q 다녀와서 달라진 생각이나 이것만큼은 조언해주고 싶은 것들이 있나요?
N군영어가 미숙해 농장 말고 다른 일을 해보지 못한다는 점이 제일 아쉬워요. 다른 분들이 가신다면 영어 공부는 꼭 일반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는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유학원이 모든 걸 책임져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세부계약조건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도 추천해요.
P양저는 현지 어학연수를 부정적으로 보던 사람입니다. 인터넷과 각종 교육기관 시스템을 통해 노력만 하면 돈을 들이지 않고라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워킹홀리데이를 준(semi)어학연수의 개념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립 및 계획하고 통제하는 능력을 키워주며 적은 예산으로 해당 국가를 속속 경험할 수 있는 기회로 보는 것에는 긍정적입니다. 현지에서 만난 대다수의 한국인들이 ‘맨땅에 헤딩’하듯 와서 후회하고 돌아갔습니다. 워킹홀리데이를 어학연수로 보고 계시다면 그 돈으로 차라리 강남역 어학원을 등록하라고 말씀드리고 싶고 가서 준비하기 보다는 준비하고 가시기를 권장합니다. 한 친구는 준비 없이 무턱대고 시드니에 갔다가 시드니의 한국인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시급 4달러를 받고 일했답니다. 시급 12달러에 주말은 22달러를 받는 저희 리조트에 와서는 울면서 일하더라고요.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워킹홀리데이를 떠나기 전 준비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최근 KBS 2TV 추적 60분에서 방영된 호주 밑바닥 노동시장을 전전하는 사례가 비단 TV속만의 일이 아니라 지금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하고 있는 자신의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항상 염두해 둬야 한다.
다음은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함에 있어서 꼭 명심해야 할 몇 가지 팁.
◇유학원을 너무 맹신하지 말 것=유학원의 일처리에 너무 의존하기 보다는 세부적인 사항들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비행기는 편도인지 왕복인지, 숙박은 몇 명이 함께 사용하는 것인지, 내가 하게 될 일이 어떤 일인지 확실하게 인지하고 가야 할 것이다. 또한 추가적으로 발생할 비용에 대한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필수다.
◇워킹홀리데이 기간 동안 발생할 비용에 대해 예산을 충분히 계획하고 갈 것=실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게 됐을 경우 자신이 예상치 못한 일들로 인해 발생할 지출에 대한 여유자금을 준비해서 가기를 추천한다. 약 2달 정도는 일자리에 정착하기 위한 시행착오로 수입이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출국 전 워킹홀리데이를 떠나는 나라의 언어 공부는 필수=워킹홀리데이를 떠나는 많은 사람들이 현지에서 일하면서 영어가 많이 늘 것을 기대한다. 하지만 준비 없는 실전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떠나기 전 필리핀 등에서 어학원을 다니는 기간은 배움을 위한 기간이라기보다는 현지 적응을 위한 예비과정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충분히 회화공부를 하고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