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 印尼 교민·현지인 모두에 '훈풍'

한국 금융, 印尼 교민·현지인 모두에 '훈풍'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상희 기자
2013.07.18 07:22

[금융강국코리아 2013:⑨-1]맞춤형 금융지원으로 '따뜻한 금융' 실천

[편집자주] 머니투데이가 지난 2005년부터 매년 기획해 온 ‘금융강국 코리아’는 2013년 화두로 ‘따뜻한 금융’을 제안합니다. ‘따뜻한 금융’은 한국 금융이 아시아 시장 금융소비자들의 마음을 파고들 수 있는 중요한 차별화 전략입니다. 한국은 ‘따뜻한 금융’의 글로벌 논의를 주도해 왔고 노하우도 가지고 있습니다. '따뜻한 금융’으로 현지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현장을 찾아 금융한류 확산의 방법을 모색해 보겠습니다.
시나르가야부사나 공장 전경/사진제공=우리은행
시나르가야부사나 공장 전경/사진제공=우리은행

인도네시아 찌까랑 지역에서 아웃도어 의류 제품을 생산해 국내 대기업 등에 납품하는 업체 시나르가야부사나. 지금은 회사가 성장해 닥스, 버버리 등 명품 브랜드에도 납품을 하게 됐지만, 정민구 시나르가야부사나 대표는 3~4년 전만 해도 지금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었다.

당시 시나르가야부사나에는 이름도 무시무시한 '적색업체'라는 낙인이 찍혀있었던 것. 적색업체는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부채 상환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의 부실 업체에 대해 지정하는 것으로, 적색업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 뿐 아니라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해외 은행들과도 거래를 할 수가 없다.

◇우리은행, 시나르가야부사나 구원자로 나서다

시나르가야부사나가 적색업체로 지정된 건 당시 거래은행이던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이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에 부실기업으로 신고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달랐다. 시나르가야부사나가 적색업체로 낙인 찍힌 것이 정말로 기업이 부실해서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사실 시나르가야부사나가 적색업체가 된 것은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현지 업체 한 곳을 인수한게 화근이었다.

인수한 업체가 가지고 있던 부채의 이자를 상환했지만, 현지 은행은 인수 계약 당시 봤던 것보다 더 많은 이자를 요구했다. 인도네시아는 비즈니스 환경이 성숙하지 못해 여전히 계약 등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정 대표는 현지인이 아니기 때문에 그대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인수한 업체가 가지고 있던 부동산 담보가 경매에 붙여졌지만, 이마저도 문제가 있었다. 인도네시아는 부동산 거래도 불투명한 경우가 많아, 거래 후 갑자기 계약할 때는 없던 땅주인이 나타나는 등의 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결국 이러한 문제로 시나르가야부사나는 적색업체가 됐다.

사실상 사업을 접을 수 밖에 없던 그 때 우리은행이 나섰다. 우리은행은 시나르가야부사나의 부실 때문이 아닌, M&A과정에서의 문제와 계약 시스템 상의 허점이 있었다는 점을 알고는 직접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을 찾아 시나르가야부사나의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은행에서 대출을 진행할 수 있도록 적색업체 지정을 해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를 통해 우리은행은 300만달러의 부채가 있던 시나르가야부사나에 230만달러를 지원하고, 빨리 안정화 될 수 있도록 대출 금리지원도 실시했다. 문제가 해결되자 마자 시나르가야부사나는 1년만에 30%의 매출 신장을 달성하는 등 빠르게 정상화 됐다.

◇하나은행, 교민들의 든든한 '금융선생님'

하나은행은 최근 인도네시아에 PB(Private Banking)센터를 열었다. PB센터는 은행에서 거액 예금자를 상대로 컨설팅을 해주는 서비스이지만, 하나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 PB센터는 당분간 예금 금액에 상관없이 교민들을 대상으로 금융 컨설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금융 인프라가 국내만큼 갖춰지지 않아 금융상품의 불완전 판매도 많이 되고, 교민들이 금융기관 이용 후 어떤 곳에 자신의 돈이 투자 됐는지, 손실이 발생했을 때 어디서 손실이 났는지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나은행 PB센터는 교민들의 금융선생님 역할을 하면서 교민들이 현지에서 금융을 이용할 때 어떠한 부분이 필요한지, 요구사항은 무엇인지 등을 파악해 새로운 금융 상품 등을 만들 계획이다.

또 한국 본점에 있는 전문가들을 통해 현지 상황에 맞는 다양한 정보도 제공할 예정이다.

임창혁 인도네시아 하나은행 PB센터 팀장은 "금융기관으로서 이익을 추구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해외라는 특수상황이 있는 만큼 교민들의 애로사항과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것에도 포커스를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사진제공=우리은행
우리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사진제공=우리은행

◇LIG손해보험, 현지 서민을 위한 맞춤형 상품 개발

오병일 LIG손해보험 인도네시아 법인장은 인도네시아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황당하면서도 안타까운 경험을 했다.

콜센터 상담원 중 한명이 오토바이 사고로 골절을 당했는데도 병원을 가지 않고 그냥 파스만 붙이고는 출근을 한 것이다. 병원을 갈 돈이 없어서다.

오 법인장은 그 직원에게 병원비를 주고는 보험을 파는 일을 하면서 왜 본인은 보험을 들지 않았냐는 질책아닌 질책을 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는 보험업 종사자조차도 보험을 들지 않고 있을 정도로 보험에 대한 인식이 낮다. 빠르게 경제성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빈부격차가 심하며, 일부 부유층과 중산층을 제외한 대부분은 소득 중 90% 이상을 집세, 식비 등 생활비로 사용해 보험을 생각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보험이 필요하다는 것이 오 법인장의 생각이다.

인도네시아는 우리나라의 국민건강보험 같은 제도가 없어 병원비가 엄청나게 비싸다.

한국에서 몇천원이면 병원을 이용할 수 있는 감기 같은 가벼운 질병도, 인도네시아에서는 한국돈으로 10만원 가까이 내야 한다. 환율과 현지 물가를 고려하면 우리나라에서 50만원 정도가 필요한 것으로, 사실상 현지 서민들은 이용할 수 없는 수준이다. 따라서 가정에서 누군가 아프면 그만큼 충격이 클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을 지켜본 오 법인장은 인도네시아 서민을 위한 새로운 상품을 개발했다. 그동안 보험을 이용하지 못하던 계층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동시에 그들에게 보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시도였다.

기존 인도네시아의 대부분 보험들은 보험비를 한 번 받으면 다음에는 그만큼을 차감한 한도에서만 보상이 가능했다. 오 법인장은 서민들에게 실질적으로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계약기간 동안에는 얼마가 나오던 계속해서 치료비 등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을 만들었다.

또 오토바이 이용 인구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는 새로운 상품 출시도 구상 중이다.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리스 형태로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존 오토바이 보험은 사람에 대한 보험이 아닌 오토바이에 대한 보험들이었다. 리스 업체들이 물건에 대한 손실을 보지 않기 위해서다. 따라서 오 법인장은 사고로 다친 사람이 치료비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오 법인장은 "인도네시아는 빈부격차가 커 돈 있는 사람은 감기만 걸려도 시설이 좋은 싱가포르로 넘어가 치료를 받고, 좋은 직장을 다니는 중산층은 대부분 직장 보험에 가입돼 있다"며 "오히려 보험이 필요한 서민들이 보험을 들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만큼 이들을 위한 상품 등을 계속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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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희 기자

안녕하세요. 혁신전략팀 김상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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