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35개 건설업체들에 대해 부정당제재로 입찰제한이란 중징계를 내리자 해당 기업들이 일제히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며 항변에 나섰다. 수주를 근간으로 하는 건설업의 특성을 감안해 달라는 주장이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부정당제재로 지목된 기업들은 일제히 법무팀을 중심으로 행정처분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취소소송을 수원지방법원에 제기하기로 했다.
업체들은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 행정처분 취소소송에 대한 판결이 날 때까지 공공수주를 이어갈 수 있지만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당장 이달 22일부터 공공수주 입찰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1년간 공공부문 입찰제한 조치를 받는 경남기업, 효성, 진흥기업, 대보건설 등은 참담하다는 반응이다. 건설경기 악화로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공공공사 수주마저 끊긴다면 생존마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건설기업 관계자는 "안정적 수입원인 공공공사에 참여하지 못하면 해당 기업은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일감을 상실한 관련 인력들은 자리를 보전하기 어렵다"고 위기상황을 전했다.
지난해 매출(1조3034억원) 중 51.9%(6769억원)의 공공공사 실적을 올린 경남기업은 LH의 입찰제한 조치가 내려지자 법무팀을 중심으로 대응마련에 나섰다. LH가 내린 제재처분의 근거 법령이 모호하고 입찰담합이 명백하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법원에 적극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72%를 관급공사에서 올린 진흥기업은 대규모 피해가 불가피하다. 진흥기업 관계자는 "올 9월 말 기준 공공공사 수주물량은 전체 수주의 31% 수준"이라며 "22일 전까지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탈세 및 횡령, 배임과 비자금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효성은 업친데 덮진 격이다. 당장 매출액대비 공공공사 비중이 적어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일찌감치 행정소송을 진행한 상태다.
효성은 지난해 건설부문 매출액 5751억원 중 공공공사가 527억원이었다. 효성 관계자는 "공공공사가 주요 사업 영역은 아니어서 치명타를 입는 것은 아니지만 일감 감소 우려는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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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55위의 대보건설 역시 기조실을 중심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일찌감치 대응마련에 나섰다. 대보건설 관계자는 "이미 소송을 진행했고 자세한 내용은 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드러날 것"고 말했다.
3개월의 입찰제한 조치를 받게 된 31개 건설기업 역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취소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쌍용건설(지난해 매출액 대비 9.1%), 벽산건설(15.5%), 동양건설산업(24.6%), 태영건설(9.7%), 한신공영(12.7%), 범양건영(20.9%) 등은 일제히 공시를 통해 소송에 돌입했거나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기업에선 공기업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면피용으로 문제를 제기했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2006~2008년 실시된 사업에 이미 2010년 10월 공정위의 결정에 따라 과징금을 부과한 사안인데 지금에 와서 입찰제한 결정을 내린 것은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고 해석했다.
이번에 입찰제한 조치를 받은 한 건설기업 관계자는 "국감시기에 과거 문제로 입찰제한이란 중징계를 내린 것은 '보여주기식 결정'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어려운 건설업계의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고 불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