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L 회의록 수사 두고 대치…예결산·법안처리 파행 우려

국회발 정치리스크가 재고조되면서 각종 경제법안 처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민주당이 8일 대선 관련 특검 도입을 공식 요구하고 국회일정을 하루 보이콧하면서 여야 대립이 다시 격화됐다.
이날 법안처리가 예정된 것은 아니었지만 일부 상임위 결산심사는 파행, 정기국회 일정이 차질을 겪었다. 여야 대표를 방문해 협조를 요청하려던 정홍원 총리의 계획도 틀어졌다.
새누리당이 민주당의 특검 요구를 일축하고 있어 딱히 주고받을 카드는 마땅치 않다. 정치적 냉각기가 다음주에도 이어지면 자연히 법안심사도 늦춰질 전망이다.
◇"문재인만 소환 檢 못믿어"= 민주당은 검찰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을 지난 6일 참고인 신분으로 공개소환, 10시간 가까이 조사를 벌인 반면 대선 국면에서 2007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유출의혹을 받은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권영세 주중대사 등에 대해 서면조사를 벌인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대선관련 사안에 대한 특검도입, 국가정보원 개혁을 위한 국회특위 구성을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요구했다. 김 대표는 "지난 대선 관련 사건에 관한 한 더 이상 검찰을 신뢰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은 지금까지 검찰수사가 편파적이라며 이날 대검을 항의방문, 국회 상임위 결산심사에도 불참해 여당을 압박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권력의 시녀이자 김무성·권영세의 호위병으로 전락한 검찰에 대한 불신을 선언한다"며 "여당 형님을 호위하는 동생 검찰을 자처, 국민 불신의 대상이 됐다"고 여당과 검찰을 싸잡아 비난했다.
◇"'문재인 일병 구하기'…야권연대 노림수"=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국회 거부와 대검찰청 항의방문에 대해 "특검으로 가기 위한 명분 쌓기"라고 비난했다.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통보도 없이 국회 일정 일방 파기는 어느 나라에서도 전례를 찾기 힘든 무례의 극치"라며 "툭하면 집 나가고 툭하면 생떼 억지 쓰는 고질병에서 벗어나라"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의원 공개 소환조사는 참여정부 시절 문 의원의 역할상 당연한 조치인데 민주당 지도부가 이른바 친노 강경파에 밀려 '문재인 일병 구하기'에 나섰다고 꼬집었다. 또 야당이 지목하는 김무성 의원은 어떤 조사라도 임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민주당 반발은 억지라는 것이다.
독자들의 PICK!
김 원내대변인은 "김한길 대표가 지난 대선 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특검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한 것은 안철수 의원 주장을 받아, 이른바 연석회의라는 신야권연대를 위한 불쏘시개로 쓰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중이고 수사중인 사항은 특검 대상이 될 수 없다"며 특검 가능성을 일축했다.
◇타개책 없나..법안 지연 불가피= 여야가 격한 비난전을 벌이면서 산적한 법안처리는 속도를 내기 어려워졌다. 검찰이 김무성·정문헌 의원,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을 차례로 소환조사하기로 하면서 여야는 다음주도 거센 공방을 이어갈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부담이 커졌다. 내년도 예산안과 각종 법안 처리가 급한데 야당을 달래줄 새로운 협상카드를 내밀어야 한다. 경제현안에 대한 여야 인식차가 큰 가운데 정치상황까지 꼬이면서 해법을 찾아내기 더 어려워졌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예산결산특별위에서도 정부의 공약예산에 제동을 걸 태세여서 전운이 감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민주당은 부자 대 서민 프레임에 갇혀 모든 정책을 재단해서 매우 우려스럽다"며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민생경제법안을 부자 특혜법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현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은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반대하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 등 주택시장 정상화 법안도 공개반대"라며 "그렇지 않아도 민주당의 길거리 정치, 트집잡기로 결산만 해도 (기준보다) 두 달 늦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적절한 타이밍에 법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조금 살아나는 경제의 불씨를 키우기 어렵다는 것이다.
민현주 대변인은 "국감 이후 산적한 민생현안 해결과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해 의정활동에 쏟는 1분 1초가 소중하다"며 "제1야당이 이런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도 되는가"라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이 이날 의사일정에 불참, 운영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예결소위,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예결소위 등은 줄줄이 취소·파행됐다. 다만 최경환·전병헌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조계사를 나란히 방문, 조계종 제34대 총무원장 자승스님 취임 법회에서 만나는 등 대화의 끈은 놓지 않았다.
